'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어제 새벽 북한이 군 통신선을 전면 차단했다. 연례적인 방어적 훈련이라는 우리 정부의 설명에도, '북침전쟁연습'이라고 우겨온 북한이 위기를 고조시키는 특유의 벼랑끝 전술로 맞대응한 것이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훈련이 종료되는 오는 20일까지 군 통신선을 복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북 양측 군 상황실을 전화로 연결한 군 통신선은 군사분계선 출입을 관리하는 기능도 겸한다. 개성공단내 남측 근로자들의 경우 남북이 이 통신을 이용해 명단을 주고받아야 왕래가 가능하다. 차량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군 통신 차단은 개성공단의 고립을 뜻한다.

어제만 해도 개성공단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근로자 720여명과 원자재를 실은 차량의 입북이 무산됐다. 근로자 80여명이 남측으로 돌아오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남측 인원 570여명의 안전이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다.

남북간 유일한 통로인 군 통신선이 차단됨으로써 북한과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도 커졌다. 이를 빌미로 북한이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하기라도 한다면 개성공단내 우리 국민이 졸지에 인질 신세가 될 소지도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내 우리 국민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올바른 방향이다. 개성공단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개성관광을 중단시키면서 개성공단 상주 인력도 절반으로 축소토록 해 개성공단은 거의 빈사상태다. 여기에다 군 통신선마저 차단해 개성공단 사업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이제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북한이 남북 상생과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과 우리 국민의 안위를 볼모로 삼는 행태를 더이상 방치해선 곤란하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북한이 남북관계라는 시계를 계속 거꾸로 돌리려 할 경우 한시적으로나마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하는 방법도 고려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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