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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상온] 경찰국가와 파출소


요즘 '경찰국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주로 이명박 정부를 공박하는 측이 많이 사용한다. 한국이 이미 경찰국가가 됐다는 주장도, 경찰국가로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원래 경찰국가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시장경제 등에 개입하지 않고 오로지 치안 등 최소한의 사회질서 유지에만 집중하는 국가, 또는 무제한 권력을 갖고 강력한 경찰력을 이용해 국민생활 전반에 간섭하는 국가다. 이 두 가지 의미는 어찌 보면 정반대라 할 수 있다.

국가의 영향력 행사라는 측면에서 전자가 소극적이라면 후자는 적극적(나아가 초월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에 반감을 가진 이들이 주장하는 경찰국가는 오늘날 항용 전체주의(권위주의) 국가나 독재국가를 뜻하는 후자다.

사실 어떤 나라나 정권을 경찰국가라고 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개인 자유와 국가 안보 혹은 사회 질서 유지 사이의 적절한 균형에 관해서는 사람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치 독일이나 현재의 북한이 대표적인 경찰국가지만 의사당을 중심으로 반마일(약 800m) 이내에서 항의시위를 금지한 영국과 불특정 다수에 대한 감시체제를 도입한 미국을 '급속히 경찰국가화'하는 나라로 꼽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게 있다. 경찰력의 규모다. 적어도 경찰국가로 불리려면 비밀경찰을 비롯해 경찰력이 사회 도처에 편재해 있어야 한다. 전자감시장비가 있다 해도 직접 통제하는 경찰인력이 부족해서는 경찰국가가 될 수 없다.

한국은 어떤가. 2007년 현재 경찰관 1인당 국민수는 509명.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이처럼 경찰력이 모자라자 '효율적 인력 배치'를 내걸고 실시된 게 2003년의 파출소 통폐합, 지구대 신설이었다.

그 결과는? 치안 사각지대 증가와 그로 인한 국민 불안·불만 증가다. 이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은 시내 치안센터 253곳에 경찰관을 배치해 파출소 기능을 부활키로 했다.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이 아무리 경찰국가라고 비난하더라도 경찰력을 늘리고 파출소를 되살려 민생치안 불안부터 떨쳐내면 좋겠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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