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어제 "최근 과격시위에 단골로 등장하는 상습시위꾼 200여명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검거할 계획"이라고 밝힌 사실을 주목한다. 그동안 상습시위꾼을 파악하고서도 그대로 두었다는 얘긴지, 아니면 그들을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어느 쪽이든 시위대의 경찰관 집단 폭행이 벌어진 뒤에야 이 같은 대책을 내놓았다는 게 아쉽다.

경찰이 지금까지 폭도나 다름없는 '도심 시위 게릴라'를 방치해 둔 채 국법 질서 회복을 기대했다면 너무 순진했다. 진작 빼 들었어야 할 카드를 이제서야 내놓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한 대목이다. 주 청장은 이를 위해 "불법행위가 있으면 검거 부대를 투입하는 등 검거 위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전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요즘 시위 양상은 휴대전화, 인터넷, 지하철 등에 힘입어 경찰 기동력을 뺨칠 정도다. 시위대들은 첨단 통신 장비를 활용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데다 지하철을 이용한 신속한 이동에도 어려움이 없으니 '치고 빠지기'로 경찰을 골탕먹인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제서야 시위 사례별 대응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집회나 시위에서 복면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회에서 빨리 통과돼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공권력에 도전하고 심지어 이를 농락까지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두고 볼 하등의 이유가 없다. 법 질서가 무너지는 데 따른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질서 확립을 위한 경찰의 임무는 막중한 것이다. 시위대에 두들겨 맞아 뼈가 부러지고 지갑까지 털리는 경찰의 처지에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그러나 이렇게 될 때까지 경찰은 과연 무얼하고 있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경찰이 다시는 놀림감이 될 정도로 우습게 보여서는 안 된다. 한 가지 잊어서는 안 될 점은 검거위주 작전의 경우 위험 부담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작전은 더욱 정교해야 한다. 어설프게 토끼몰이식 작전을 펴다 인명피해를 가중시킨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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