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 허용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를 제한했던 부시 행정부의 2001년 행정명령을 폐지키로 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 분야의 파급력과 시급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도 미국 내 주정부나 대학 등에선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04년부터 3조원을 투입하는가 하면, 하버드대·예일대·캘리포니아주립대 등도 앞다투어 줄기세포 연구소를 가동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은 65조원 규모의 줄기세포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영국은 별도로 2조원 규모의 줄기세포 연구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국립줄기세포연구소에 매년 550억원을, 일본은 교토대에서 역분화줄기세포 연구에 300억원을 쓰는 등 연간 500억원 규모를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분야를 주도했던 우리나라는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건 이후 4년째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생명윤리 논란이 가열되면서 줄기세포 연구가 비윤리적 행위로 매도되는 상황이다. 황 박사팀이 작년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낸 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 신청은 기각됐고, 차의과학대 정형민 박사팀이 두 차례 제출한 연구계획도 모두 보류됐다.

다량의 인간 난자를 사용해야 하고 인간 복제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윤리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종교계의 반대는

일리가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손을 놓고만 있을 것인가. 줄기세포 연구는 암이나 당뇨병 같은 난치병을 퇴치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산업인 생명공학기술(BT)의 핵심이기도 하다.

인류 최고의 가치인 생명윤리를 훼손하지 않도록 엄격한 감독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이 연구를 조속히 재개함이 마땅하다. 한번 뒤처지면 회복하기 힘든 생명공학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낙오돼선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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