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택시기사 무차별 성관계… 당국,환자 관리 구멍 기사의 사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가 6년여 동안 택시기사로 일하며 여성들과 무차별 성관계를 맺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보건당국은 에이즈 환자들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상담하는 사전관리만 할 수 있어 사실상 이들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6년간 수십명과 성관계=에이즈 환자 전모(26)씨는 지난 2003년 6월 청주병무청으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통보받아 귀가조치된 이후 충북 제천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며 최근 절도 혐의로 체포되기 전까지 단란주점과 노래방 도우미, 술 취한 여성승객 등 10여명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에이즈 치료약을 복용해 왔지만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질 때마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동영상 파일 확인 결과 드러났다. 또 성접촉을 한 상대여성에게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압수한 전씨의 휴대전화와 성관계 장면을 찍은 영상파일을 중심으로 상대 여성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원룸에 있던 컴퓨터도 압수, 성접촉 전모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신원이 확인된 여성 A씨(29)를 불러 전씨와 성관계 사실 및 다른 남성들과 추가적인 성관계 여부를 조사했으며 이 여성의 감염 여부 확인을 보건당국에 의뢰했다. 경찰은 전씨가 체포 당시 여성용 브래지어와 팬티를 착용한 변태인 데다 2002년에 남성과 성접촉을 했던 양성애자라는 점에서 남성과 성접촉을 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3일 여성속옷 200여점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성관계를 맺은 사람이 더 있는지 추궁할 예정이다.

◇에이즈 환자 관리 문제=현행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은 에이즈 환자의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감염인에게 치료 또는 요양을 받도록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을 뿐 본인이 진료를 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치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 에이즈 환자들은 2∼3개월에 한 번꼴로 보건당국과 전화통화나 면담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이 또한 불가능하다. 전씨의 경우 경찰조사 결과 에이즈 치료약을 먹고는 있었지만 6년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제천보건소 관계자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치료과정은 면담이나 전화로밖에 할 수 없다"며 "격리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씨의 경우 보건소에 에이즈 감염인으로 등록된 후 현재까지 30여 차례 주기적인 상담과 건강관리를 받아왔다"며 "에이즈 감염력 조사 결과 2004∼2008년 말까지 에이즈 바이러스 미검출 수준으로 타인 감염력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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