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구호현장… 한국후원자 우물 파주자 마을선 잔치판

아프리카 구호현장… 한국후원자 우물 파주자 마을선 잔치판 기사의 사진

짐바브웨 병원은 환자 사용할 물 가져와야
우간다 소년병·차일드마더 도움손길 시급


1대 1 결연을 통해 해외 어린이들을 입양하고 지역 사회에 우물을 파주는 후원자들과 함께 아프리카 6개국을 다녀왔다. 짧은 기간 동안 6개국을 방문하는 것은 매일 짐을 쌌다 풀었다 해야 하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태평양을 건너온 작은 정성이 어떻게 빛을 발하는지 목격하며 모두 감격할 뿐이었다.

짐바브웨에서 달걀 한 개는 현지 화폐 단위로 10억 짐바브웨달러이다. 지폐를 가방에 가득 넣어 가도 빵 한조각 살 수 없을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까지 나라를 덮쳐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수도 하라레에서 30분 떨어진 마무카 병원은 멀쩡한 건물이었지만 수도꼭지가 말라 있었다. 환자들은 치료받기 위해 자신들이 쓸 물을 양동이에 담아 가져와야 했는데 병원에도 없는 물이 개인 가정에 있을 리 만무했다. 병원은 6개월째 운영을 중단했다. 노국자(68·온누리교회 권사) 후원자는 이 마을에서 우물을 팠다. 케냐 우간다에서 이미 판 것을 포함하면 다섯 번째 우물이다. 펌프질을 통해 지하 암반을 뚫고 올라오는 이 물은 인근 마을 주민까지 총 6000명이 사용하게 될 생명수가 됐다. 마을은 축제를 벌였다. 여자들은 옥수수 죽을 끓이고 남자들과 아이들은 춤을 췄다. 우물에서 나온 물을 나눠 마신 노 권사는 올해 안에 우물 하나를 더 파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나라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모잠비크의 카우릴리(11)는 에이즈로 엄마 아빠를 잃고 옆집 아주머니 집에서 살고 있었다. 교실이 부족해 3부제로 운영되는 학교에서 2시간 공부하는 것을 제외하면 종일 집안일을 한다. 그 중 가장 힘든 일이 바로 물을 길어 오는 일. 마을 밖 비탈길 옆 고랑에서 20㎏이 넘는 물을 매일 길어 온다. 7세 때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익숙할 듯도 하지만 비탈길에 발이라도 헛디디면 물통 무게 때문에 굴러떨어질 수밖에 없다.

케냐의 사막 코어는 완전히 말라 있었다. 황량한 바람은 거친 사람들의 삶을 더욱 스산케 했다. 기아대책은 이곳 티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1대 1로 후원하고 있으며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우회의 후원으로 물탱크를 세웠다. 이제 4시간씩 야생 동물의 공격을 두려워하며 물을 길으러 가지 않아도 되었다. 주선용(강남세브란스병원 원목실) 전도사는 코어의 새로운 아동과 후원 결연을 했다. 미리 준비해 간 학용품을 건네며 "나는 이제 네 한국 엄마야. 엄마가 널 위해 많이 기도하고 또 공부하도록 도와줄게"라고 했더니 아이는 목에 걸고 있던 마사빗족 전통 목걸이를 풀어 주 전도사 목에 걸어주며 껴안았다.

우간다의 북쪽, 아무리야 마을. 반군이 할퀴고 간 이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은 소위 소년병과 차일드마더였다. 미처 마음의 준비가 되지도 않았는데 내 앞에 있던 예쁘장한 주비나(15)는 끔찍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날 반군이 집에 가고 싶은 사람 손 들어 보라고 해서 손을 들었어요. 그랬더니 손을 든 아이들을 둘씩 짝지었어요. 그리고 서로 죽이라고 했어요. 한 명은 살고 한 명은 죽게 될 거라고 했어요. 저는 제 친구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요." 이들은 물과 음식 대신 마약과 피를 먹으며 부모 형제 친구를 죽였고 반군의 아이를 임신했다. 기아대책은 아무리야 마을에 정신과 프로그램을 포함한 어린이와 청소년 1대 1 결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벅찬 감동도 가득했다. 그것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얀 이를 드러내며 감사 인사를 하거나 어린 동생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또 춤추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선교사가 가르친 대로 꼭 변호사와 간호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두 손도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어린이들의 기도가 나의 기도제목이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글·사진=오은경 기아대책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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