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에 지난 1월 확정된 정부 금액보다 3800억원 더 들어갈 것이라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재정부 내부 보고서대로라면 경인운하의 비용편익비율(B/C)이 1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 이달 말 재착공 예정인 경인운하에 대한 경제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005년 경인운하 사업이 재추진된 이후 시민단체들이 B/C 1 이하로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을 한 경우는 많았으나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기는 처음이다. ▶관련기사 3면

본보가 입수한 재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경인운하 보상비 조기 집행 명목으로 이번 추경에 1577억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정부는 경인운하 수익 및 비용을 재검토한 뒤 거부했다. 재정부는 재검토 보고서에서 경인운하 사업이 예정대로 착공되면 공사비가 지난해 1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인운하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에서 책정한 금액 8330억원보다 1800억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부는 지난 1년 간의 물가 상승 요인과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할 경우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경인운하 사업이 민간 투자 사업에서 수자원공사가 주관하는 공공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이 3400억원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인운하 총비용은 1조9330억2000만원에서 5200억원 늘어난 2조4530억2000만원이 된다.

재정부는 이와 함께 KDI가 제시한 경인운하 건설에 따른 예상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KDI가 운하 하역료를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만678원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고가의 하역 요금 책정으로 오히려 물동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수익면에서는 경인운하 배후단지 분양가를 10% 상향 조정할 경우 1400억원 정도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재정부는 분석했다.

재정부는 경인운하에 당초보다 3800억원 더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3289억원으로 잡혀 있는 경인운하 국고 지원 규모를 수자원공사의 중장기 재무 여건을 고려해 차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경인운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정부는 토지보상비로 3289억원을 지원하기로 돼 있다.

재정부가 재검토한 공사비, 물동량, 배후단지 분양가 등을 근거로 B/C를 산정할 경우 사실상 1 이하로 떨어져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부가 정확한 수치를 제시한 공사비와 배후단지 분양가를 반영할 경우 B/C는 1.04로 KDI가 발표한 1.07보다 낮아진다. 여기에 재정부의 물동량 감소 우려까지 감안하면 B/C는 사실상 1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는 KDI의 B/C를 근거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해 재착공하기로 했다.

비용편익비율(B/C)

해당 사업을 시행하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편익(Benefit)과 비용(Cost) 요소들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더한 뒤 총편익을 총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특정 사업의 경제성 유무를 따지 는 데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특별취재팀 (임항 환경전문기자, 경제부=이성규 정동권 김원철 기자, 산업부=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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