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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윤재석] 美·中 화폐전쟁


"미국의 정치·경제 시스템은 강하고 달러화는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새로운 기축통화(key currency)는 필요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밤(현지시간) 취임 후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다음 발언은 더 강도가 셌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무임승차하려는 태도는 곤란하다."

이쯤 되면 짐작이 간다, 무엇이 오바마의 심기를 그토록 불편하게 했는가를. 바로 기축통화를 둘러싼 중국의 대미 공세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새 기축통화로 채택하자고 주장한 데 이어 이틀 뒤 또 한 차례 포문을 연다.

"한 가지 통화로 해외 자산이 집중되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된다."

중국의 달러 흔들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국제통화 다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3일 "세계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으로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적자 증가 등으로 인한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에 대한 미국 경제 브레인의 반응 역시 신경질적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중국의 SDR 채택 제안을 "완강하게 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 의장은 "중국이 자신들의 필요로 달러를 사 놓고도 '왜 우리가 이 많은 달러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라고 말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기축통화를 둘러싼 미·중 간의 공방은 쉽게 가라앉을 사안이 아니다. 양측의 자존심과 패권이 걸린 절체절명의 현안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러시아와 일부 선진국까지 중국 편을 들고 있다.

이번 주초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달러를 찍어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있나. 그런가 하면 미 재무부는 25일 240억달러의 국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늘도 같은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이다.

내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가 또 어떤 각축을 벌일 지 궁금하다.

윤재석 논설위원 jesus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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