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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동수] 아고라 댓글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는 사이버 공간의 대표적 토론방이다. 아고라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계기로 사이버 공간의 '지존'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입지를 다졌다. 그후 광우병 괴담으로 여론을 왜곡·선동했다는 비판을 받아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인터넷 토론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

아고라의 긍정적 측면은 표현 자유의 외연 확대에 기여한 점이다. 오랫동안 신문 방송 등 올드미디어에서만 이뤄져 오던 토론과 여론 형성을 사이버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은 분명 아고라의 공로다. 특히 정치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젊은이들을 토론문화에 참여시킨 의미는 적지 않다.

문제는 그동안 아고라가 특정 누리꾼들에 의해 좌우돼 왔다는 점이다. 특히 촛불시위 이후 아고라는 사실상 진보 진영의 요새가 돼버렸다. 아고라 게시판에는 정치적 이슈의 경우 진보쪽으로 경도된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그 이유의 일단이 밝혀졌다. 인터넷 여론조사기관인 매트릭스가 아고라 게시판을 분석한 결과 참여자 순위 상위 3.3%의 누리꾼이 올린 글이 전체의 50%를 점했다. 엊그제 경찰수사발표에서는 아고라 누리꾼 한 명이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학생들 ID를 이용, 자신의 글을 무더기 추천토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고라 게시판의 이런 난맥상은 정상적 여론 형성을 위해 반드시 고쳐져야 할 일이다. 지난주엔 아고라의 토론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보수 시민단체인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아고라에 뛰어들었다. 이 단체는 지난 24일 "이제 아고라에서 논쟁이 되는 화제에 적극 참여하고 상식을 만들어가는 '국민포털운동'을 시작하겠다"며 아고라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이슈 외에 '은행급여수준' 같은 연성 주제도 띄우며 참여를 유도했지만 아직은 차가운 반응을 극복치 못하고 있다.

아고라가 진정한 인터넷 공론장이 되려면 뉴라이트 같은 보수쪽 단체들의 활동도 폭넓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 소수 장악 현상과 조회수 올리기 같은 구태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한쪽 주장과 의견만이 일방적으로 흐르는 공간은 결코 공론장일 수 없다. 아고라가 균형성을 회복하면 토론 문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바가 많을 터인데…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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