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시티’―‘TV소설’ 폐지… 최상훈·양금석이 털어놓는 안타까운 심정

KBS,‘드라마시티’―‘TV소설’ 폐지… 최상훈·양금석이 털어놓는 안타까운 심정 기사의 사진

KBS는 지난해 3월 실험적 시도로 호평을 받아 온 단막극 '드라마시티'를 폐지한 데 이어 최근 잔잔한 추억을 불러 일으키며 감동을 주는 아침 드라마 'TV소설'도 폐지키로 했다. 다행히 유일한 농촌 드라마로 중년 이상의 세대에게 드라마 보는 재미를 주는 '산너머 남촌에는'은 살아 남았다.

최근 KBS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시청률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 공익성이나 작품성을 떠나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중심으로 편성하는 경향이어서 '산너머…'은 기사회생에 가깝다. '유일한 농촌드라마'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폐지되는 'TV소설 청춘예찬'의 탤런트 최상훈(55)과 살아 남은 '산너머…'의 양금석(48)을 만나 안타까운 심정을 들어봤다.

"방송사에서 건전한 주제를 지닌 드라마는 폐지하고, 막장 드라마나 시청자에게 보여주려는 것인가요?"

KBS1 '산너머 남촌에는'에서 최명희 역을 맡고 있는 양금석씨는 드라마의 존치가 결정됐음에도 인터뷰 내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농촌은 우리 마음의 고향이잖아요. 공영방송이 농촌드라마를 폐지 선상에 놓는 것만으로도 말이 안 되는 거죠. 가슴이 없는 사람들인지…."

그는 막장 드라마라고 일컬어진 KBS1 '너는 내 운명'(지난 1월 종영)에서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 역을 맡은 바 있다. 당시 두 드라마에 동시 출연했던 양씨는 '너는 내 운명'에서 소모된 마음을 농촌 드라마로 달래곤 했다고 전했다.

"'너는 내 운명'의 대사가 전혀 설득력이 없었고, 나를 속이면서 연기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어요. 처음 시놉시스는 그게 아니었는데, 점점 자극적으로 전개됐죠."

양씨는 진솔하고 따뜻한 드라마를 지킨다고 자부하고 비록 폐지설이 다시 제기되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KBS1 TV소설 '청춘예찬'의 폐지 결정이 내려진 후 연기자 최상훈씨는 요즘 연기할 맛이 나지 않는다. 지난 1월5일 첫 방송되기 석 달 전부터 배우들이 연습에 임할 만큼 촬영장은 활기차 있었다. 하지만 남은 것은 조기 종영뿐이다.

"모든 드라마를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1960∼70년대 보릿고개 시절을 다룬 드라마기 때문에 50대 이상의 시청자들이 TV를 보면서 그 시절을 회상하곤 하죠. 드라마 폐지는 연기자뿐 아니라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근 '청춘예찬' 홈페이지에는 폐지를 반대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한혜경씨는 "10년 내내 KBS 뉴스만 볼 만큼 공영방송 KBS를 믿었는데 광고 안 붙고, 돈 안 돼서 TV소설을 폐지한다면 '청춘예찬' 시청료만 따로 내고 싶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13일이 마지막 녹화 날입니다. 그날 연기자들과 조촐하게 밥이라도 먹으려구요. 제가 연기를 못해 이렇게 폐지된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당초 120회로 예정됐던 '청춘예찬'은 17일 75회로 조기에 종영된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