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채 버려진 ‘경희궁 돌담’… 남은 30m 중 절반 이상 훼손,기와 나뒹굴어

무너진채 버려진 ‘경희궁 돌담’… 남은 30m 중 절반 이상 훼손,기와 나뒹굴어 기사의 사진

서울 신문로2가에 일부 남아 있는 경희궁(사적 제271호) 돌담이 아무 보존 대책도 없이 크게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수동 오피스텔 '경희궁의 아침' 4단지 뒤쪽과 신문로2가 121번지 사이에 위치한 이 돌담은 일본 강점기 주택 등 건물이 들어서면서 사유화된 이후 원형 복원이 이뤄지지 않고 잊혀져 버린 궁궐터다.

31일 확인한 현장에는 30m 정도 되는 돌담이 절반 이상 무너져내리고 잡초가 무성해 '황성옛터'를 떠올리게 했다. 돌담 사이로 비집고 나온 나무가 불에 타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돌담 아래 놀이터에서는 시민이 운동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다 버리기도 하고, 돌담 너머 신문로2가 쪽에는 음식점이 들어서 주차장 벽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문화서포터스 단체인 '달항아리문화학교'에서 모니터링 팀장을 맡고 있는 이태영(서울 중경고3)양은 지난 주말 경희궁 돌담을 답사하고는 그 심경을 본보에 전해 왔다. "허름한 주택가 뒤 작은 언덕에 위치한 경희궁의 돌담은 무너져 있었고, 기와들은 바닥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허물어진 돌담은 마치 우리 안에 뻥 뚫린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1620년 지금의 신문로 내수동 당주동 일대에 건립된 경희궁은 1829년 화재로 소실된 뒤 1831년에 중건됐으나 일본 강점기 대부분 전각이 다른 곳으로 이전됐다. 경희궁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측은 "2007년에 원형 복원을 위한 긴급보수비를 문화재청에 요청했으나 문화재 보호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해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이명용 경희궁관리소장은 "그쪽 돌담은 사유지로 우리가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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