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성동] 대학입시 감상법 기사의 사진

대학 입시가 바뀌고 있다. KAIST가 심층 면접 위주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중시하는 입시를 선언하였고, 몇몇 대학들이 수능, 내신 등 점수 위주에서 학생의 잠재력, 소질 및 적성, 자기주도적인 학습력, 문제 해결력 등 정성적 자질과 능력 평가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대학입학 사정관제'가 탄력을 받는 듯하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교육개혁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사람은 동기에 의해 학습하는 인간, 즉 '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에 따라 스스로 학습하는 경향이 부족한 편이다.

大入, 외재적 학습 동기 부여

공부하고 싶어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회적 압력으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강력한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에 의해 학습하게 된다. 대학 입시야말로 피할 수 없는 동기가 된다.

우리처럼 80% 이상의 고교 졸업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대학을 진학하는 나라에서는 대학입학 전형제도가 교육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절대적이다.

따라서 대학입시가 시대정신에 맞는 타당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선발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면 이 제도는 교육개혁을 위한 효과적인 지렛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의 역할은 대략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입시 전형자료로서의 역할이다. 그런데 현실은 주로 국·영·수 교과위주의 객관식 시험 결과인 점수를 학생선발의 준거로 제공한다. 아무리 발달된 객관식 집단 시험일지라도 그 방법상의 한계 때문에 한 가지 정답을 찾게 하는 수렴적이며 틀에 박힌 사고를 필요로 하는 입시준비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표준화와 획일화의 산업사회를 지나 이제, 다양화와 복잡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지식 정보시대에 있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확산적이며 열린 사고를 촉진하는 정성적(定性的)인 자질과 능력을 중요한 전형 자료로 하는 입시로 바뀌어야 한다.

다음, 초·중·고교 학교교육의 정상화 유도 역할이다.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서 철저한 기초 생활습관과 기초학력 교육 그리고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각자의 소질과 적성을 살리며 창의성을 북돋울 수 있도록 폭 넓은 선택을 제공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문제풀이의 요령이나 암기위주의 수업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분류·비교·분석·종합하는 등 탐구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력을 기르는 수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그런 학교교육의 모습으로 유도하도록 대학입시가 변화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역할이다. 대입방법이 어떻게 바뀌든 간에 사설학원은 재빠르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입시시장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計量 중심 선발 유혹 버려야

그러므로 학교교육이 새로운 대입시 방향에 신속히 대응하여 학교교육만으로도 입시준비가 충분하도록 고등학교와 대학은 밀접한 협력 관계를 갖고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 아울러 시·도 교육청의 교육행정 시스템도 대학입시의 새 변화를 위한 학교교육개선을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

특히 대학은 대학입학시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빌미 삼아 종래의 하루 이틀 만에 쉽게 끝내버리는 정량적(定量的) 점수중심의 편의적 입시방법의 유혹을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다.

대학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인재 발굴의 수단, 그런 인재를 초·중·고교가 양성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변화에 견인차적 역할을 발휘하는 대학 입시 제도로 개혁되기를 기대한다.

김성동 前 교육과정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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