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팔불출 노릇 한번 해야겠다. 우리 신문사 여의도사옥 주변은 참 자연친화적이다. 신문업계에선 최고 수준일 듯싶다. 정면 바로 앞에 품어안고 있는 여의도공원은 마치 신문사 전용 정원인 것같고 북쪽으로 조금만 걸어나가면 한강공원으로 바로 이어진다. 강 건너 마포, 남산을 비롯해 북한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으로 조성된 지 올해 1월로 10주년을 맞은 여의도공원은 해가 다르게 관록이 느껴진다. 광장에서 공원으로 탈바꿈해 아직 인공미가 많이 남아 있지만 공원 안에 조성된 자연생태 숲, 전통 숲 등은 제법 그럴싸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래선지 여의도공원에는 인근 샐러리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23만㎡(약 7만평)의 여의도공원은 외곽에 폭 2m 정도 되는 산책길과 편도 폭 3m 가량의 2차선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란히 마련돼 있다. 공원을 한 바퀴 걷는 데 30분 남짓. 조금 짧은 듯하지만 점심을 함께한 직장동료, 선후배들이 정담을 나누며 가볍게 산보를 하기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그런데 어제는 아니었다. 볕 좋은 봄날 점심시간의 여의도공원은 싱그러움과 정담이 넘치기보다 짜증이 더 많이 터져나온 무질서의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원인은 봄바람이 완연해진 덕분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모여든 데만 있지 않았다. 좌측 보행과 우측 보행이 뒤죽박죽. 그게 문제였다.

산책로에 조금만 사람이 넘치면 어김없이 이런 현상이 빚어진다. 이것은 여의도공원만의 모습이 아니다. 어느 공원, 어느 등산로를 가 봐도 똑같이 겪는 문제다.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의 눈빛을 살피면서 그때그때마다 적당히 왼쪽, 오른쪽으로 피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짜증스럽다.

최근 몇몇 국회의원이 우측 보행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좌측 보행은 일제의 잔재라느니, 우측 보행은 우리나라처럼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방식이라는 등의 주장도 들린다. 반면 우측 보행으로 전환할 때 드는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봄나들이는 진작 시작됐는데 더 일찍 법개정을 추진했으면 좋았을 텐데. 산책로, 등산로에서의 짜증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같다.

오늘, 여의도공원엘 갈까 말까. 봄볕은 여전히 좋기만 한데….

조용래 논설위원 choy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