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범행 묘사 ‘잔인한 스펀지’

자극적인 범행 묘사 ‘잔인한 스펀지’ 기사의 사진

의처증이 있는 남편은 아내를 침대에 눕힌 채 주먹을 휘두르고, 농약을 마시라고 강요한다. 이후 부인을 죽인 남편은 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뒤 가짜 유서를 쓴다. (3월21일 방영)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11년간 옥살이한 남편에게 죽은 줄 알았던 부인이 돌아온다. 남편을 살인죄로 누명 씌운 아내는 "평소에 당신이 나를 때린 것에 대한 복수"라고 말한다. (3월14일 방영)

잔인한 내용을 연속 방영한 것은 케이블 TV나 심야 시간대 프로그램이 아닌 KBS 2TV '스펀지'의 한 코너인 '범죄노트'였다. 청소년보호시간대(평일 오후 1시∼10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10시)에 방영되는 이 코너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하게 범행을 묘사해 모방범죄가 우려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코너는 특히 청소년 범죄 또는 존속을 가해한 사건을 수차례 다뤘다. 어머니가 6세 딸을 이용해 은행에서 돈을 훔친 사건(1월24일), 청소년이 여중생을 살인한 사건(2008년 12월27일), 여중생이 동네 어린이를 납치한 사건(3월21일), 아버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뒤 카드로 명품을 산 딸(1월10일), 경영권 승계를 위해 아버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아들과 며느리(1월10일) 등이 그 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범죄노트를 폐지해 달라는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정남숙씨는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처벌 받고, 어떤 고통을 받는지 강조해야 범죄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자녀에게 저런 범죄는 극히 일부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차라리 충격적인 장면을 안 보여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이찬협씨는 또 "지상파 방송에서 휴대폰 복제 방법을 가르쳐 주는 건 무슨 경우죠? 공익을 위한 방송국이 이런 것까지 구체적으로 방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초 범죄예방을 위해 마련된 '범죄노트'는 예방법을 제시하기보다 범죄 행위 자체를 자세하게 묘사했다. 또 방송 중 "적은 당신 가까이에 있다"라는 자막 등으로 오히려 막연한 불신 사회를 조장하고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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