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금품수수 시인] 노건호씨 ‘500만달러’ 전달 때 동석說 증폭 기사의 사진

검찰이 마침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와 성격, 사용처에 대한 전면적이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미 박 회장으로부터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측에 거액이 건네졌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 중 10억원이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넘어갔는지에 초점을 맞춰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해명 맞나=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을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는 권 여사가 받아쓴 것이라고 밝혔다. 측근들은 이 돈은 빌린 돈이고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알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박 회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준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는 돈이었다는 것으로 보고, 그 외에 권 여사가 받았다는 돈이 과연 어떤 돈인지 추가 확인 중이다. 검찰은 권 여사 관련 부분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8일 권 여사 부분에 대해 "처음 알았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범위에 포함된 것인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에 대한 "박 회장의 진술이 신빙성을 갖춘 것"으로 미뤄 노 전 대통령의 해명보다 박 회장 진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이를 실제로 몰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해주라고 건넨 돈을 정 전 비서관이 권 여사에게만 전달했거나 또는 개인적으로 받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여사나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 돈을 노 전 대통령에게 아무런 얘기 없이 받아썼다면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에서처럼 오해했을 수 있다.

결국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봉화 투자금 70억원, 박 회장의 500만달러와 10억원 등 130억원의 성격과 '+α'의 존재 여부를 밝히는 것이 검찰 수사의 관건인 셈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15억원에 대해선 무혐의 처리했다.

◇500만달러에 노건호씨도 연루?=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노건평씨 맏사위)씨가 2007년 말 박 회장을 만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도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돈의 성격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연씨는 500만달러가 자신의 사업 투자금이라고 밝혔지만, 박 회장이 연씨 얼굴만 보고 계약서도 쓰지 않고 거액을 건넸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건호씨가 박 회장을 직접 만났다면 500만달러의 종착지는 연씨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 된다. 2006년 휴직한 뒤 미국 유학 중이던 건호씨는 2007년 말 잠시 국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씨측 대리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조사가 있으면 밝힐 것"이라며 "지금 뭐라고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권 내 대선잔금·당선축하금설=정치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500만달러의 소유주가 박 회장이 아니라는 설과 2002년 대선 잔금, 당선축하금 실체의 일부가 불거졌다는 시각도 있다. 이 돈이 2002년 대선 때 선거자금 또는 당선축하금 명목 등으로 받은 자금이며, 측근들에 의해 관리되던 돈의 일부분이 노 전 대통령측에 반환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남혁상 한장희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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