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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염성덕] 죽음의 죽음

[삶의 향기―염성덕] 죽음의 죽음 기사의 사진

부활은 죽음을 전제로 한다. 죽지 않으면 부활도 있을 수 없다. 국립국어원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은 부활을 '①죽었다가 다시 살아남 ②쇠퇴하거나 폐지한 것이 다시 성하게 됨. 또는 그렇게 함 ③십자가에 못 박혀 세상을 떠난 예수가 자신의 예언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 일'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 사전은 예수님이 왜 죽으셨는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기독교 관점에서 보면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설명이다.

복음의 진수는 예수님의 대속(代贖)적 죽으심과 부활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것은 믿는 자들의 부활에 대한 첫 열매로서 믿는 자들이 예수님과 같이 부활할 것을 확실하게 보증해준다. 예수님은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기독교인들에게 부활의 축복을 주신 것이다. 특히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약속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부활은 죽음의 죽음(Death of Death)이요, 죽음의 정복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지상명령은 복음 전파였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 28:19∼20)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 이는 예수님께서 육체로 오심과 죽으심과 부활하심과 다시 오실 것을 모든 인류에게 전하라는 명령이다.

영국 성공회 톰 라이트 주교는 "성탄절을 삭제하면 신약성경에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극히 일부만 없어진다. 하지만 부활절을 삭제하면 신약성경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탄절의 의미를 축소했다기보다는 부활절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부활이 없다면 기독교가 없어질 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우리를 죄의 사슬에서 해방시킨 예수님의 부활로 인해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가 시작됐다고 믿는 그의 신앙고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활절이 찾아왔다. 한국교회는 1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시·군·구 교회연합회 차원에서도 소규모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한국교회는 크고 작은 부활절 행사를 통해 방방곡곡에 예수님의 부활 메시지를 선포한다. 부활절 행사는 기독교의 최대 행사이고, 부활절은 기독교인 최고의 날이라는 데 이의를 달 기독교인은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한국교회가 세상을 향해 부활을 노래하고, 부활의 기쁨을 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활절 행사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가 부활정신을 잊어버리고 '옛사람'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거센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올해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남을 위해 자신을 내줘야 하지 않을까.

문턱을 낮추고 지역 주민에게 문을 개방하는 교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구호금을 늘리는 교회, 교회 건축보다는 섬김에 앞장서는 교회, 일자리를 창출하는 교회, 청소년을 미래 지도자로 양성하는 교회, 환경보호와 물자절약을 솔선수범하는 교회,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회, 북한 주민과 전 세계 극빈자들을 위해 구호의 손길을 펴는 교회, 지역사회에서 등불의 역할을 하며 소통하는 교회…. 주변을 돌아보면 본받을 교회가 적지 않다. 부활의 참 의미를 1년 내내 되새기며 본받을 교회를 벤치마킹하자.

염성덕 종교기획부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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