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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박동수] 廣東省의 포효


광둥성은 중국 22개 성 가운데 인구 규모 1위다. 지난해 장기거주자를 기준으로 9449만명을 기록, 이전 1위였던 허난성(9360만명)을 따돌렸다. 올해안에 1억명을 돌파하리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력도 중국 최고다. 개혁개방이 본격화된 1989년 이래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해엔 국내총생산(GDP)이 3조위안을 넘어 대만까지 추월해 버렸다. 중국 전체 GDP에서는 광둥성이 약 13%를 차지한다.

때문에 광둥인들은 "우리가 중국을 먹여살리고 있다"는 긍지가 강하다. 그런 만큼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도 작지 않다. 경제적 기여에 비해 돌아오는 권력의 '파이'가 너무 작다는 것. 실제 광둥성의 중국내 정치적 영향력은 경제력에 비해 매우 약하다. 이는 상하이 세력이 중앙정치무대에서 베이징 세력과 양강체제를 이루는 것과 대조된다.

광둥인들은 남방지향적이고 개방적이다. 홍콩 마카오를 통해 외래문물을 가장 빨리 받아들였고 그만큼 상업에 관심이 많다. 사고도 유연하고 실용적이다. 이것은 베이징 등 동북부 세력이 주도해온 정치 중심 문화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요인이다. 역사적으로도 광둥지역은 중앙정부와 가장 많이 충돌한 곳으로 나타난다. '중국의 분열' 이야기가 나올 적마다 광둥성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어는 광둥인들의 독자성이 가장 선명히 드러나는 부분. 광둥인들은 '광둥어(Cantonese)'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사회주의 통일 후에도 '푸퉁화(普通話)'란 이름으로 표준어가 된 '베이징어(Mandarin)'를 잘 쓰지 않기로 유명했다. 두 언어가 한국어와 일본어의 관계 처럼 다른 탓도 있지만 광둥인들은 굳이 푸퉁화를 익히려 하지 않았다.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광둥성에서 수월하게 사업하고 생활하려면 광둥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외국인들이 꽤 된다.

어쨌든 광둥성은 이제 중국의 성(省) 범주를 넘어섰다는 생각이다. 인구나 면적, 경제력을 감안하면 웬만한 중견 국가나 다름 없다. 이런 광둥성이 최근 GDP에서 10년 내 한국을 따라잡겠다며 호언하고 나섰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세 마리는 따라잡았다. 이제 한국만 남았다"며 신발끈을 더 조이고 있는 것이다.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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