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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정원교] ‘PGA 회원’ 되기


"나 PGA 회원 됐어." 오랜만에 만났던 학교 선배의 말. 웬 PGA 회원? 골프를 잘 치긴 했지만 프로 수준까지는 아니었는데…. 무슨 얘기인지 아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년 퇴직하고 평일에 골프치러 다닌다는 걸 에둘러 그렇게 표현했던 것. 말하자면 평일(P) 골퍼(G) 어소시에이션(A) 회원이라는 우스개였다.

PGA(The Professional Golfers' Association)는 '미국프로골프협회'를 가리키는 말로 일반인들 사이에 통하기도 하지만 정확하게는 'PGA of America'라고 해야 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KPGA, 일본프로골프협회는 JPGA라고 부르는 식이다. 1916년에 창립된 미국 PGA는 회원이 2만8000명이나 되는 세계 최대 스포츠 단체. 올 한 해 동안 미국내에서 치러지는 PGA투어 대회만도 38개나 된다.

이 가운데 마스터스, US오픈, 영국오픈, PGA선수권대회는 4대 메이저대회로 꼽힌다. 권위나 상금에 있어서 다른 대회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최경주 선수가 PGA투어에 진출한 것은 1999년. 그는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PGA투어에서 우승했지만 메이저대회에선 아직 '그린 재킷'을 입지 못했다. 2004년 마스터스대회에서 기록한 3위가 최고 성적이다.

은퇴한 사람이야 'PGA 회원'이 되건 말건 무슨 상관이랴. 그러나 요즘 공직자들에겐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사정이 다르다.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고강도 감찰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연차 리스트' 파문에다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 지자체 공무원의 복지급여 횡령 등 공직사회 비리가 잇따라 터진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도 간혹 '간 큰 공무원'은 나타나는 법. 이들은 골프장에 갈 때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아예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 이동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내비게이터까지 떼어버리는 경우도 있단다. 최근 일은 아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교수들이 '평일 골프'를 위해 수시로 결근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는 뜻밖이다. 군 장교들에 이어 국책연구기관 교수들까지? 이러니 골프가 건전한 여가 활동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정원교 논설위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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