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엊그제 '미네르바' 박대성씨에게 내린 무죄판결은 사이버공간 표현의 자유와 한계에 관한 이슈를 다시 부각시켰다. 법원은 박씨가 자신의 글이 허위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고, 공익을 해칠 목적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법적·사회적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쟁점인 박씨의 허위사실 인식 여부, 공익 침해 여부에 대해선 검찰의 항소 방침에 따라 항소심에서 더욱 정교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박씨 기소건은 애초 석연찮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인터넷 공간의 다양한 현상을 반영한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검찰이 1960년대에 만들어진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으로 박씨를 기소한 것은 다소 무리였고, 정부도 외환정책실패의 책임 일부를 계량적 입증자료 없이 섣불리 인터넷 논객에게 전가하다 법원의 제동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우려되는 것은 이번 판결이 잘못된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일이다. 사회 일각에선 이번 판결에 대해 마치 '인터넷에서는 사실이든 허위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도록' 공증이라도 받은 양 환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박씨 자신도 석방되면서 그런 뉘앙스의 말을 했다. 하지만 이는 과잉 해석이다. 이번 1심 판결은 '미네르바 개인'에 대한 법리적 판단일 뿐 '미네르바 현상'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번 판결로 인터넷 공간을 다룰 법제적 요구는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이라고 해서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누리게 할 수는 없다. 사이버 공간도 이제 현실 공간이나 다름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로 침투하고 보완하고 융합하는 중이다. 어느 공간이든 표현의 자유는 책임과 함께 하는 것이 철칙이다.

그동안 우리는 인터넷 상에서 특정 개인과 세력에 의한 사회적 혼란과 선동, 개인의 사적 권리와 명예를 훼손한 사례와 폐해들을 너무나 생생히 보고 경험해 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정부와 여당이 도입 추진 중인 사이버 모욕죄, 인터넷 실명제 등과 함께 좀 더 포괄적이고 완비된 인터넷 법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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