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 집필제’에 구성작가들 반발… 작가협회 “제작비 절감 해고 잇따를 것” 우려

KBS ‘PD 집필제’에 구성작가들 반발… 작가협회 “제작비 절감 해고 잇따를 것” 우려 기사의 사진

KBS가 작가 대신 PD가 직접 원고를 쓰는 'PD 집필제'를 봄 개편부터 시행한다. 이미 일부 프로그램에선 PD 집필률 기준을 정해 놓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작가가 일자리를 잃게 돼 방송사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조처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KBS는 22일 '풍경이 있는 여행' '세상의 아침' '걸어서 세계 속으로' 등 9개 프로그램에 대해 이번 봄 개편부터 'PD 집필제'를 시행한다고 밝히고 그 이유로 "대본이 현장을 직접 취재하지 않은 작가에 의해 쓰여져 프로그램이 객관성을 잃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KBS 측은 지난해 말부터 시사 및 다큐 프로그램 등에서 사실상 'PD 집필제'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KBS가 '추적 60분' 작가 6명 중 1명을 해고한 데 이어, 지난 4월 다시 작가 5명 중 3명에게 해고 통보를 하자 지난 8일 이 프로그램의 작가 전원이 항의를 표하며 사직했다. '추적 60분'은 PD 집필률 50%를 채우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S 구성작가협의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KBS를 항의 방문하는 한편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PD 집필제'로 인해 조만간 예능, 드라마국을 제외한 다수의 프로그램에 작가 해고가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작가 A씨는 "최근 KBS의 6차 '작가 제도 개선 회의' 문건을 보게 됐다"며 "작가 수 감소로 봄 개편 때 제작비 1억5000만원을 절감하고, 가을 개편 시 5개 프로그램 작가를 추가로 해고해 제작비를 총 1억9000만원 절감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작가 B씨는 "KBS가 작가 수를 줄이는 대신 저임금의 자료수집원과 에디터(편집자)를 추가 고용해 인력난을 해결한다"며 "이 과정에서 해고된 작가가 다른 프로그램의 자료수집원으로 채용돼 작가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영돈 KBS 기획제작국장은 "자료조사원과 에디터를 작가 대신 고용하기 때문에 전체 인원에는 변동이 없다"며 "국장급 프로듀서와 책임 프로듀서가 PD 집필률을 자발적으로 정한 것이지 작가 해고 할당량을 강제로 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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