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어머니 위해 한강 위 배다리 놓은 효자 임금님 정조 ‘배다리는 효자다리’

[책과 길] 어머니 위해 한강 위 배다리 놓은 효자 임금님 정조 ‘배다리는 효자다리’ 기사의 사진

배다리는 효자다리/글 임정진·그림 이우창/웅진주니어

칠복이는 조선 정조 때인 1790년대를 한강 나루터에서 지낸 개구쟁이 소년이다. 수원성을 짓는 인부로 떠나가는 아버지를 한강 나루터에서 배웅하던 칠복이는 "내년 봄에 보자꾸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겨우내 아버지에게 드릴 짚신을 짠다. 석 달이 지나면서 매일 강가에 나가 아버지를 기다리는데 하루는 나루터가 북적거린다.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큰 배와 작은 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나루터로 몰려오는 게 장관이었다. "저거 보세요. 배를 서로 묶고 있어요. 왜 저렇게 하는 거지요?" "오면서 들으니 배로 다리를 만드는 거란다. 배다리라니, 신기도 하지."

칠복이는 배다리 공사를 보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나루터 근처 나무에 올라간다. 마침내 배다리 위에 송판이 깔리자 칠복이는 망설임도 없이 후다닥 배다리로 뛰어간다. "강 건너 수원에 아버지를 만나러 가려고요." "안 된다. 아직 다리가 다 된 게 아니다."

얼마 뒤 배다리가 완성되고 멀리서 임금님의 행차를 지켜보는 칠복이는 괜히 심술이 나 강물에 돌멩이를 던져본다. "어머니, 임금님이 가시는 곳이 어디예요?" "아버지가 일하는 수원 화성이란다." "그럼 저 행렬만 따라가면 아버지를 만나겠네요?"

칠복이도 조만간 수원에 갈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배다리를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배다리 중간에서 뜻밖에 아버지를 만난다. "칠복아, 아비가 오는 줄 어찌 알고 나와 있느냐?"

칠복이가 본 배다리는 1795년 정조의 명에 따라 만들어졌다. 효자였던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수원 화성에서 열기 위해 배다리를 건넜고 한강 너른 강폭에 놓인 배다리는 모든 백성에게 큰 구경거리였다. 정조가 효자였다면 칠복이도 효자이긴 마찬가지다. 배다리를 건너는 화려한 임금님의 행차도 볼거리였겠지만 뜻밖에 배다리 위에서 아버지를 만난 칠복이의 행복은 더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비록 짚신은 해졌지만 칠복이는 임금님보다 더 행복한 소년이다.

정철훈 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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