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장현재 열일곱 번째 개인전… ‘수묵화’의 끝없는 변신

[화제의 전시] 장현재 열일곱 번째 개인전… ‘수묵화’의 끝없는 변신 기사의 사진

전통적인 한국화의 토대 위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 현대적 조형미를 아우르기 위해 부단히 길을 모색해온 작가 장현재가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아카 스페이스에서 열일곱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요즘 서울과 지방 곳곳에서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줄을 잇고 있지만 수묵화 종류를 출품하는 갤러리는 일부러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드물다. 원로 대가들의 그림도 그럴진대 중견 작가나 신예들 작품은 더욱이 설 자리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화계에 팽배한 위기의식의 현 주소다. 진작부터 이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품어 온 장 작가는 정체성을 해체하지 않으면서 동시대 미술다운 새로운 감각을 융합시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으며 창작 지평의 확대를 실험해왔다.

오랜 시간 작업실에서의 유폐 끝에 나타나 선보인 그의 'Somewhere' 시리즈는 발상과 기법의 신선함에서 일정한 성취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단원 김홍도 등의 고전적 산수화를 그대로 모사해 온화한 담채로 그린 뒤 그 위에 몇 가지 재료가 혼합된 아크릴 물감을 산수의 외곽과 주름을 따라 점점이 찍어냈다. 일정한 간격 속에 조밀하게 연결된 흰색 점선들은 발광하는 조명 소자 같은 효과를 내며 제2의 산수를 형성한다. 하얀 산수의 강한 시각적 자극 때문에 바탕의 수묵 산수는 한걸음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두 개의 겹쳐진 산수는 형식은 다를지언정 그 정갈함과 여백의 미에서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제1 산수의 전통적인 사의성(寫意性)과 제2 산수의 미니멀리즘적인 단순미가 절묘하게 어우러져있어 일종의 '퓨전 문인화'로 불릴 만 하다.

장현재는 이번에 선보인 기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점선을 다양한 색채와 모양으로 변화시켜 좀 더 강한 파격을 이끌어내려 구상하고 있다.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신을 탐색하는 작가들이 있어 한국화는 현대의 부흥기를 향해 꾸준히 진화해 나간다(02-739-4311).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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