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됐다. 경찰은 20명의 수사대상자 중 접대 강요, 강제추행, 명예훼손 등 혐의로 9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1명은 내사중지, 내사종결, 불기소의견 송치 처분했다. 수사결과 이 사건에 연예계는 물론 금융 기업 언론 등 각계 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되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수사가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 금융업체 대표, 전자업체 대표 등 유력 인사들에 대해선 방문조사 등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다 불기소, 참고인 중지 처분 등을 내렸다. 또 입건과 함께 불구속 기소가 결정된 인물들도 직종만 밝혔을 뿐 직위 등은 공개하지 않아 '지나친 감싸주기'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사건 특성상 경찰수사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결국 시중에 낭설과 풍문이 양산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이번 수사발표로 장씨의 자살 원인과 유서 작성 경위는 대강 드러났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핵심 인물인 장씨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경찰은 김씨의 신병 확보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김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참고인 중지, 내사중지된 인물들의 사건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전모를 밝혀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연예계의 술 접대, 성상납 등 고질적 비리를 드러냈다. 그동안 연예계엔 일부 인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연예인이나 연예인 지망생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잦다는 지적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장씨 사건으로 이런 치부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만큼 연예계의 그릇된 풍토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가해져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연예계 스스로도 자정운동을 펼쳐야 한다. '일부의 문제일 뿐'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론 연예계의 고질을 고치기 어렵다. 연예계가 국민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선 구태적 관행을 타파하고 연예인 개개인의 인권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장씨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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