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정식단원 많은데… 실감 안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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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연수단원으로 주역자리 따낸 두 여자 서진실·장혜림

두 새내기가 일을 냈다. 국립창극단 연수단원 서진실(23)과 국립무용단 연수단원 장혜림(23)이 오디션에서 정식 단원을 제치고 주역 자리를 따낸 것. 서진실은 '청'에서 심청 역, 장혜림은 '춤, 춘향'에서 춘향 역에 발탁돼 맹연습 중이다. 장혜림은 22명이 경쟁을 펼친 오디션에서 정식단원인 이의영과 함께 발탁됐다. 서진실은 박애리 김지숙이라는 쟁쟁한 배우들의 배역이 이미 결정돼 있었음에도 실력을 인정받아 트리플 캐스팅이 됐다.

정식단원도 아닌 연수단원이 주역 자리를 따낸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각 단체 내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발표를 듣고 얼떨떨하고 현기증이 났어요. 처음에는 언더배우(주역 배우가 사정상 나오지 못할 때 무대에 서는 배우)로 뽑힌 줄 알았거든요."(서진실)

"눈앞에 주어진 기회에 도전한다는 생각뿐이어서였는지 큰일이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부모님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보다 더 좋아하셔서 깜짝 놀랐어요."(장혜림)

두 사람은 요즘 꽃길을 걷는 기분이다. 어려서부터 그토록 꿈꾸던 곳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진실은 "다른 데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박애리 선생님의 공연을 보면서 국립창극단에 대한 꿈을 키웠는데 한 무대에 서게 됐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장혜림도 "어렸을 때 국립무용단 공연을 보고 무용수들 사인도 받았다"며 거들었다.

하지만 엄연히 연수단원 신분인 두 사람. 1년 후면 정식단원으로 채용될지, 아니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신분이다.

정식단원들이 시기 어린 눈으로 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혜림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함께 들어온 연수단원이 7명인데 모두 기죽지 말라고 격려해줬다. 동기들이 너무 큰 힘이 돼준다"고 치켜세웠다.

해맑기만 한 두 사람에게도 아픔의 시간은 있었다. 공교롭게 똑같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부상을 당하며 슬럼프에 빠진 것. 서진실은 "고3 때 목에 이상이 생겨 갑자기 소리가 안 났고 결국 3년간 가려고 준비했던 대학에 떨어졌다"면서 "다행히 목은 점차 회복됐지만 나도 부모님도 상실감이 컸다. 하지만 다른 대학에 들어가서 더 많이 배우려고 했고 소중한 것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콩쿠르 준비를 하다가 허리를 다친 장혜림은 이후 5년간 진통제를 먹으면서 공연을 했다. 그러다 2007년 극적으로 허리가 나으면서 다시 날개를 달았다. 그는 "무용하려고 나은 거 같다"면서 활짝 웃었다.

장혜림은 안무가, 서진실은 창극 배우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우리 춤이나 음악은 사실 제가 하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중에게 다가가려면 쉽게 풀어야죠. 아직 답은 없지만 어떻게 쉽게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야죠."(서진실)

글=김준엽 기자, 사진=호임수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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