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신종수] 너무 많은 국제대회 기사의 사진

2014년 인천 하계아시아경기,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 부산 하계올림픽, 2022년 월드컵….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개최할 예정이거나 유치를 희망하는 국제대회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부산 하계아시아경기,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린 것까지 포함하면 국제대회가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든다.

국제대회는 과연 많이 유치할수록 좋은 것일까. 국제대회를 유치하면 관광 수입 증대나 고용 창출, 도시 이미지 제고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88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처럼 국민들을 결집시키는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부 예산을 쏟아붓고 지역 주민들에게 세금을 거두는 것은 쉽게 간과된다. 빚잔치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많은 돈을 들여 건설한 경기장들은 대회가 끝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곤 한다.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정부가 올림픽이라고 해서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준과 절차에 따라 내실 있게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국제대회 지원이 '국익'이라는 이름 뒤에 떠밀려왔으나 국익 뒤에 숨은 것이 지자체의 이익이 아닌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으며 국제대회 유치가 정치에 이용돼서도 안된다는 것이 신 차관의 발언 요지다.

정부가 이처럼 국제대회 유치에 제동을 거는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각 지자체들이 국제대회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제대회 유치는 지역이기주의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역의 토호, 개발업자들에 의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부터 조직과 자금을 동원하고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대회는 자치단체장들에게 큰 매력이다. 유치를 못해도 밑져야 본전이며, 유치에 성공하면 다음 선거에도 유리하다.

지자체가 국제대회를 볼모로 예산 지원을 요구하면 중앙정부는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개발업자들은 막대한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덩어리가 큰 공사를 따낼 수 있다.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2002년 월드컵 덕분에 대통령이 될 뻔했던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차기 대권 전략 차원에서 다시 월드컵을 꿈꾸고 있다는 분석은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니다.

평창이 이왕 3수를 하겠다고 하니 이번에는 꼭 합격하기를 바란다. 무조건적인 지원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부모가 자식을 이기지 못하듯 결국은 정부가 뒷바라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지자체들이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평창의 경우 올림픽 유치에 두 번이나 실패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계올림픽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월 개최했던 2009 평창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만 해도 외신은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혹평한 적이 있다. 단일 종목 대회도 제대로 못 치르면서 올림픽은 어떻게 치르겠느냐는 힐난이 숨어있는 것이다. 해외의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신종수 체육부장 js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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