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힌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현 정권 관련 인물에 대해서는 검찰의 칼날이 너무 무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 동안 많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 지난 24일 천 회장 출국금지 사실을 밝히면서 "아무 혐의가 없는 사람을 출국금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대목은 주목된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천 회장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의형제의 연을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다, 고려대 61학번 동기로 50년 가까이 친분을 쌓아온 이명박 대통령과도 절친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회장의 현 정권을 향한 로비에 있어서는 천 회장이 창구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천 회장은 구속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박 회장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천 회장은 2007년 12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특별당비 30억원을 대납하고, 박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천 회장은 "2007년 11월 세중나모여행사 주식을 매각한 돈 일부를 담보 잡고 빌려줬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천 회장은 박 회장 소유 기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박 회장 사돈인 김정복 전 국가보훈처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천 회장 관련 의혹은 검찰이 의지를 갖고 있다면 진실 규명이 어렵지 않다. 미국으로 출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 등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것도 미뤄서는 안 된다. 한 전 국세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 결과를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던 인물이다. 추부길 전 비서관의 박 회장 구명 청탁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나오게 하는 건 검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국민들은 검찰이 천 회장 수사와 관련해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 말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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