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주춤했던 대북 지원 민간단체들의 방북(계획)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걱정스럽다. 물론 인도적 지원 등 남북 교류의 끈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막무가내식 방북이 줄을 잇는 게 과연 현명한지는 의문이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한국과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북한이 기어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전세계를 상대로 도발을 감행한 것은 차치하자.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를 거의 한달째 억류하고 있으면서 면접 허용은커녕 유씨의 상태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특히 유엔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자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를 2·13합의 이전으로 되돌린 것이다.

정부는 핵 재처리 선언에 대해 대북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억류된 유씨가 일방적으로 기소될 경우 개성공단 출입 인원의 방북 허용 제한을 검토하는 등 '강력 대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친북 정부들처럼 북한의 협박에 끌려다니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것은 물론 대북 압박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미국 역시 북한의 엇나가기에 유화보다는 강경 대응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정권의 오락가락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선 안된다"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그런 것들은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우르르 몰려가는 게 타당한가. 더욱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의 경우 방북 목적이 '돼지고기 오래 보관하는 방법 논의'라고 한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데 이어 핵 재처리까지 선언해 국제사회의 제재와 분노를 촉발한 이 마당에 그런 문제로 꼭 북한에 가야 하는가. 그래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한 북한의 기를 살려주겠다는 건가.

남북관계에서 당국과 민간단체의 역할은 보완적일 수 있지만 지금은 민간단체들이 나설 때가 아니다. 자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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