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연일 사교육과의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사교육비와 처절한 전쟁을 벌이겠다"고 말한 데 이어 어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학원가에서 반대해도 1000만 이상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우리 편"이라며 결전의지를 재확인했다.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 새로운 메뉴는 아니다. 역대 정권 때마다 사교육비 경감은 늘 정책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교육비는 줄어들긴커녕 증가세를 이어 왔다. 지난해에는 경기침체 속에도 전년보다 4.3%증가, 무려 20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사교육비 과다지출은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게 하려면 철저한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 곽 위원장은 사교육비 절감을 야간학습 제한과 입시제도 개혁이란 투 트랙으로 진행할 방침을 밝혔다. 둘 다 녹록한 과제는 아니다. 학원교습시간 제한의 경우 시행과정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학원가의 반발을 극복해야 하고, 단속의 실효성 담보와 함께 불법·고액과외의 창궐을 막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신고포상제나 세무조사 같은 강도 높은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또 하나의 트랙인 입시제도 개편도 만만치 않다. 곽 위원장은 "외국어고 입시에서 수학, 과학 등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것을 폐지해 외국어고가 본래 설립 취지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 광풍이 외국어고 등 특목고 입시와 깊이 연계돼 있음을 감안할 때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이 역시 외국어고의 강한 저항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입학사정관제 정착 등 대입제도 개선까지 이뤄져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사교육비 절감 등 교육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사회적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었다고 본다. 정부는 이번만은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야말로 '처절하게' 싸워야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이 땅의 교육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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