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재선거판이 가관이다. 여야 지도부가 막판 총력을 기울이면서 5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는 여야의 '집안싸움'이라는 희한한 양상에 상호 고발과 폭로가 겹쳐져 극도로 혼탁해지고 있다.

선거운동 초반부터 민주당과 민주당을 탈당한 소위 '무소속연대'가 정면으로 충돌한 전북 전주에서는 웃지 못할 광경들이 잇따르고 있다.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곳에선 민주당이 무소속연대의 신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 후보가 아들 소유의 건물과 골프장 회원권 가격을 축소해 신고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승세를 거의 굳힌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후보 바람이 신 후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고육책이겠지만, 예전에 '한가족'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코미디 같다.

복당문제를 둘러싼 양측 간 대치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파고들기 위해 공개 석상에서 민주당 복당원서를 쓴 무소속연대 정·신 후보의 몰염치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무자격자들의 어처구니없는 쇼로, 복당은 없다"고 다급해진 속내를 드러낸 민주당도 볼썽사납다. 여기에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의중까지 선거에 동원돼 유권자들을 혼란케 만들고 있다.

유일하게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가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은 인천 부평을 선거도 네거티브전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 측은 한나라당 홍일표 인천시당위원장을, 한나라당측은 민주당 홍영표 후보와 이미경 사무총장을 각각 고발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은 가운데 '여-여 싸움'을 벌이는 경북 경주 선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막바지에 후보를 단일화한 울산 북구 선거 역시 정상이 아니다.

이처럼 4·29 선거에는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정치권의 오만불손이 물씬 배어 있다. 그럼에도 여야는 경제회생 또는 정권심판을 위한 선거로 포장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현명한 결단으로 정치권을 각성시키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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