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촛불시위는 5월2일 시작됐다. 1년이 돼 간다. 100여일간 계속된 시위는 정국을 거의 마비시켰다. 집권 초기 자신감에 차 있던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섣불리 매듭짓자 반정부·반미 세력이 교묘히 파고들어 정부가 국민 건강권을 무시했다는 과장되고 허황된 논리를 퍼트려 촛불은 들불처럼 번졌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라는 순수성이 '이명박 퇴진'이라는 정치투쟁으로 채색되고, 시위의 불법성과 폭력성이 극에 달했을 무렵 촛불은 시들해졌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미국과의 추가협상에서 건강권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촛불의 잔영은 지금도 남아 있다. 사법부가 촛불재판 파동에 휘말려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광우병 괴담 유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던 '촛불 100일'의 가장 큰 폐해는 폭력성이라고 하겠다. '열혈국민'이라는 어설픈 조직을 만든 뒤 경찰에게 염산병을 투척하고, 사냥용 새총을 구입해 쇠구슬을 쏘는 등 전문시위꾼들의 행태는 테러에 가까웠다. 폭도로 변한 일부 시위대는 "비폭력하려면 집에 가라"며 비폭력을 외치던 동료 시위대를 현장에서 쫓아내기도 했다.

폭력시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난해 촛불시위 때처럼 부상자가 속출하는 것은 물론 인근 상인들까지 물질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그제 촛불시위 1년을 맞아 바른사회시민회의·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시위피해특위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기 위한 폭력이라도 다른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는 않았는지 심각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용산참사 100일 추모집회가 오늘 열리고, 다음달 1일에는 민노총의 노동절 범국민대회, 2일에는 촛불시위 1주년 집회가 예고돼 있다. 촛불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공안당국이 어제 불법·폭력 시위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 의지를 피력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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