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법 사금융 피해방지 대책을 어제 내놨다.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40만명과 저소득층 20만 가구에 총 2조9000억원의 생계비 대출을 비롯해 불법 사금융 집중 단속, 피해 신고 포상, 법적 대응 지원 등이 골자다.

연리 수백%의 고리채가 활개를 치고 서민들의 불법 사금융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은 정부가 불법 사금융에 대한 단속 강화를 천명한 데 이어 저소득·저신용층의 자금 수요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성과가 기대된다.

지난해 4월 정부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5.4%, 189만명이 비제도권 금융인 대부업체와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고 그 규모는 16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한 경기 침체가 이어졌음을 감안하면 현재 사금융 이용 규모는 훨씬 더 커졌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벌어졌을 피해로 전전긍긍하는 이들이 지금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불법 고리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다. 자기파산자, 질병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이들의 존재는 어느 사회에나 있다. 꼭 공적 부조가 아니라도 이들에게 사회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생계자금 대출이 주어진다면 고리사채의 덫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법 사금융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려는 제도적 접근이 절실하다. 일본은 불법 사금융인 야미킹(闇金)을 몰아내기 위해 2007년 대금업법을 개정해 벌칙 기준을 종전 5년 이하 징역에서 10년 이하로, 1000만엔 이하 벌금에서 3000만엔 이하로 크게 강화했다. 불법 사금융이 공갈범죄 이상으로 규정되면서 야미킹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불법 추심 행위에 대한 벌칙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제19조 2항)’에 불과한 현행 대부업법 벌칙 기준은 더 강화돼야 한다. 차제에 대부업을 허가제로 바꾸고 지속적인 단속체계를 구축해 고리 사금융이 아예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해야 마땅하다. 생계자금 저리 대출 규모의 지속적인 확대가 그 전제임은 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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