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진로가 혼미하다. GM 본사와 산업은행이 GM대우에 대한 긴급운영자금 지원 문제를 놓고 벼랑 끝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GM과 산은은 서로 상대방이 GM대우를 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밀어붙이는 양상이다. GM이 한국 정부와 산은에서 먼저 GM대우를 지원해야 한다고 버티는 데는 정치권이 설익은 'GM대우 살리기' 공약을 남발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GM이 GM대우를 헐값에 사들여 소형차 생산기지로 재미를 봤던 점에 비춰 보면 이 같은 태도는 1대주주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GM이 실제로 GM대우를 도울 여력이 없고, 미국 정부도 GM대우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런 만큼 GM측에서 자사의 생산 영업망이 있는 외국 정부 지원을 끌어내려 하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일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산은은 GM 요구를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압박용'이라고 보고 "GM대우를 지원할 수 없다면 경영권 포기를 포함한 방안을 협의하자"고 GM 본사 측에 요구했다. 1대주주인 GM이 자금을 지원하지 못한다면 2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경영권을 넘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GM과 산은이 지분 비율에 따라 GM대우에 대한 지원액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GM이 대주주로서 역할도 못하면서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GM대우가 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M대우는 GM의 중·소형차 완제품 및 중간제품 생산과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전진기지다. 이런 자회사가 어려움에 빠지면 GM으로선 커다란 타격을 피할 길 없다. GM대우 직원은 1만7000명에 달하고 420여개 1차 협력업체 종업원은 약 14만명이나 된다. 이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국 정부가 공식 대화 창구를 만들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채권단과 정부는 GM대우의 앞날을 둘러싼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마련에 있어서 한 치의 오차도 보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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