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아 솔아 푸르른… 원작자는 박영근” 기사의 사진

미망인 성효숙씨 “제대로 명기해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창살 아래 네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20대 이상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대중가요다. 그만큼 널리 퍼져 있고 노래방 곡목집에도 올라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해 대학가 집회나 거리 시위 등에서 주로 불리던 이 노래는 그 절절한 호소력을 바탕으로 널리 확산되었고 이른바 386세대를 중심으로 '광야에서' 등과 함께 애창곡으로 자리잡았다.

가수 안치환은 대학 4학년 때인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선거 유세에서 이 노래를 처음 불렀다고 한다. 이후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2집 음반(1989)에 첫 곡으로 수록되었고 이 음반은 1년 사이에 50만 장이 팔려나갔다. 이렇게 인기몰이를 하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임태경 등 여러 사람이 조금씩 다른 분위기로 부르기도 했고, 2001년에는 엠씨스나이퍼가 전태일과 평화시장 이야기를 담은 힙합 리메이크 곡으로 만들어 내놓기도 하였다. 하지만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 김남주의 시로, '우리가 어느 별에서'가 정호승의 시로, '타는 목마름으로'가 김지하의 시로 만들어진 노래인 것처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고 박영근(사진)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임에도 이러한 사실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고인의 미망인 성효숙씨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박 시인의 '솔아 푸른 솔아-백제 6'을 근간으로 하여 박영근의 시 여러 편에서 구절을 취한 것이고, 여기에 덧붙어 있는 구절들 역시 박영근 시의 지향과 정서를 재료로 구성된 것이다"며 "그러므로 이 노래가 '노찾사'의 곡으로 발표되면서 가사의 저작자가 박영근으로 정당하게 명기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정을 몰라 그동안 가사 저작자를 제대로 표시하지 못했거나 안치환의 가사인 양 유통되어 온 것은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노래의 제목이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외에도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솔아 솔아 푸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으로 혼란스럽게 알려져 있는데, 노래 제목 또한 시의 원 제목을 살려 '솔아 푸른 솔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문학평론가 김이구씨는 "사람들은 가사를 약간씩 달리 부르기도 하는데, "어머님의 눈물이/가슴속에 사무쳐 우는" 소절의 '사무쳐 우는'을 '사무쳐 오는'으로 부르고, 끝 소절 "창살 아래 네가 묶인 곳"의 '네가 묶인 곳'을 '내가 묶인 곳'으로 부르기도 한다"며 "'사무쳐 우는'으로 부를 경우 앞뒤 가사와 의미 연결이 너무 복잡해 '사무쳐 오는'으로 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성씨는 오는 7일 박영근 시인 3주기를 맞아 시선집 '솔아 푸른 솔아' 를 출간할 예정이다.

정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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