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성동] 개인差에 무관심한 교육 기사의 사진

무관심(無關心)은 영어 단어로는 'indifference'이다. 앞의 'in'은 부정을 의미하는 접두어이고 'difference'는 다름·차이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물간의 서로 다름을 중요시하지 않는 것이 무관심, 즉 'indifference'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서로 많은 공통점과 함께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만약 이 세상 사람들이 생김새, 성격, 소질, 취미, 사고 패턴 등이 모두 똑같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다.

얼핏 보기에 똑같은 사람도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르다. 이처럼 인간의 서로 다름은 신의 축복이다.

사람의 성격부터 살펴보자. MBTI(Myers & Briggs Type Indicator)에 의하면 네 가지의 선호 지표를 가지고 사람들의 성격 유형을 개략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간의 서로 다름은 신의 축복

첫째, 주의의 초점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나눈다. 둘째, 사물의 인식과 정보 수집에 어떤 방법을 활용하는가에 따라 감각형과 직관형으로 구분한다. 셋째, 사물의 판단과 결정에 어떤 방법을 동원하는가에 따라 사고형과 감정형으로 분류한다. 넷째, 생활과 일의 처리 방식에 따라 체계적인 판단형과 자율적인 인식형이 있다. 이 네 가지 지표의 조합으로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나눌 수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성격이 똑같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람의 지능을 살펴보자. 종래에는 논리 및 수리 중심의 한 가지 개념의 지능을 IQ로 측정하여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 이론이 이용되고 있다. 가드너의 주장에 따라 사람의 지능에 대한 판단 기준은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 등 8가지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이 결과 선진국에서는 기존의 논리 중심인 좌뇌 교육과 함께 감성 중심의 우뇌 교육도 강조하기 시작했다. 또 사람마다 타고난 지능 중에서 최고의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단계별로 교육 내용을 달리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직업의 세계를 인식하게 하고, 중학교에서는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게 한다. 또 고등학교에서는 진로를 선택하게 하며, 대학에서는 그 선택을 전공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적성존중교육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사람의 성격과 지능이 다양하듯 학생들 개개인의 선호 학과목과 학습 방법 및 학습 속도에도 개인차가 엄연히 존재한다. 모든 학생에게 같은 것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고 평가해 등수를 매기는 현재의 교육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 즉, 학생 개개인의 개인차를 진단해 개별 커리큘럼을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별학습자 위주의 학교교육을 전개해야 마땅하다.

이제 우리 학교교육은 학생 개개인을 가르쳐서 다듬어가는 가소성(可塑性·plasticity)의 대상으로 볼 게 아니다. 학생들이 자기 성장가능성(自己成長可能性·self-developmentability)의 주체라는 교육관에 입각해 학교교육이 추진돼야 한다.

개인차 존중교육 뿌리내려야

그렇게 함으로써 잃어버린 공교육의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타고난 성격과 적성에 알맞은 진로를 선택하고 전문성을 닦아 직업전선에 나선다면 개인의 행복지수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또 이러한 개인들로 구성된 사회의 경쟁력이야말로 선진국으로 이끄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개인차 무관심 교육이란 바로 학생 개개인의 학습 방법과 학습 속도 상의 개인차를 존중하지 않고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인 것이다. 개인차 존중 교육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의 핵심 가치로서 우리 학교교육에 반드시 자리잡아야 한다.

김성동 前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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