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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wine Influenza)가 초래하는 피해는 다방면에 걸쳐 있다. 통상이나 여행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은 미국산 돼지고기나 살아 있는 돼지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일본 최대 휴가철인 '골든 위크'를 맞아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관광업계는 일본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SI는 우리말로는 '돼지 독감'이다. 독감이라는 단어가 자극적이라는 이유에서 대신 '돼지 인플루엔자' '돼지 플루' 등으로 부르고 있다. SI는 알기 쉽게 'Pig Flu'로 표기하기도 한다. AI(Avian Influenza)를 'Bird Flu'로 불렀던 것과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까지 SI라는 병명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 질병이 돼지고기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게 문제다. 이에 따라 가축 질병 예방을 위한 단체인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북미 인플루엔자(North-American Influenza·NI)'를, 돼지고기가 주요 수출품인 유럽연합(EU)의 집행위원회는 '새로운 인플루엔자(Novel Influenza·NI)'를, 유대교 국가인 이스라엘은 '멕시코 인플루엔자(Mexican Influenza·MI)'를, 미국 국토안보부는 과학적 분류용어인 'H1N1 인플루엔자'를 각각 적합한 이름으로 들고나왔다.

SI는 인간·돼지·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켜 생긴 새로운 종류의 인플루엔자여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 와중에 인도네시아 보건장관은 SI가 선진국 제약회사들의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됐다는 좀 황당한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SI와 MI로 각각 다른 명칭을 쓰는 건 전후 사정이 이해는 되지만 혼란스럽다.

마침내 대한양돈협회 등은 어제 일간지 광고를 통해 'SI가 아니라 MI로 불러달라'고 호소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신종 질병으로 경제적인 충격 등 어려움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에서 병명 공방까지…. 이래저래 세상 인심이 흉흉해질까 걱정이다.

정원교 논설위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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