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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탐험] 할머니와 고향 기사의 사진

경북 경주, 2002

서울 태생인 나는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을 때 난감하다. 고향 하면 푸근함과 함께 언제든지 돌아갈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서울을 선뜻 고향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런 반응은 대도시 출신들에게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향이라는 것이 단순히 지리적 장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할머니’ 혹은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면 정서적으로 더 고향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에게 고향은 지리적 의미보다는 정신적 의미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장독대, 줄이어 세워 놓은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쪽진 머리의 할머니를 보는 순간 중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신 친할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늘 용돈과 간식을 챙겨주시던 할머니의 따스한 숨결과 품속이 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마음속 깊숙이 숨겨 두었던 나의 진정한 고향이기도 했다.

김성민(사진작가·경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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