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씨 표류기’ 주연 정재영 “소심한 김씨 바로 접니다”

영화 ‘김씨 표류기’ 주연 정재영 “소심한 김씨 바로 접니다” 기사의 사진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영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구 양끝을 향해 달려가는, N극과 S극 같은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영화감독들의 영원한 소망이자 또한 딜레마이다.



그런 면에서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로 호평받은 이해준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김씨 표류기'는 꽤 성공한 코미디 영화다. 진지하고도 무거운 주제를 비눗방울처럼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게 만든 이 영화는 관객의 폭소 지점을 정확하게 공략한다.

주연 배우 정재영(39·사진)을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나의 결혼 원정기' '아는 여자' 등에서 소시민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살에 실패한 남자 '김씨'를 맡았다.

"얼마 전 아들 친구랑 영화 보러 갔다가 그 애 옷을 잃어버린 거예요. 영화 끝나고 이미 다른 영화가 상영 중이라 들어갈 수도 없고… 그런데 요즘 애들 옷은 왜 그렇게 비싸요?"

한참 동안 떠들던 그의 이미지는 바로 평범하고 소심한, 바로 그 '김씨'였다. 못되지 않아서 무능한, 도시의 남자 '김씨'는 자살 실패 끝에 서울 여의도동 밤섬에 도착하고 자연생태계보전지역인 그곳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 7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다.

문명이 없는 그곳에서 '짜파게티' 스프를 발견한 그는 라면 봉지에 적힌 '희망소비자가격'을 '희망'으로 삼아 자장면 만들기에 돌입한다.

반면 여자 '김씨'는 가족들과도 문자로만 대화하는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 망원경으로 바깥세상을 관찰하던 중 외계생명체인 남자 '김씨'를 발견한 그는 3년 만에 외출을 감행한다.

"제가 엉덩이를 까고 여의도 빌딩숲을 향해 제 물건을 흔들며 소리 지르잖아요. '내가 이래도 불량이냐?'라구요. 여자 '김씨'가 그걸 보고 집 밖을 뛰쳐나온 게 아닐까요? 엉덩이를 까도 12세가 판정을 받았으니, 제 엉덩이가 청소년에 무해한 것 같아요. 하하하"

불어터진 자장면을 놓고 거대한 희망을 맛본다고 말하는 여자 '김씨'처럼, 삶의 구석에 숨겨진 생의 동기를 찾을 수 있는 영화가 '김씨표류기'이다. 14일 개봉.

글=박유리 기자, 사진=최종학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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