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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문일] 으랏차차 최홍만


천하장사 출신 이종격투가 최홍만이 일본 영화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호위무사 역으로 출연한 것을 두고 인터넷 공간에서 말들이 많다. 임진왜란의 원흉을 보호하는 역을 맡다니 자존심도 없느냐는 비판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 '고에몬'은 일본에서 1일 개봉했다. 고에몬은 히데요시 집권기에 실재한 도적 이시카와 고에몬으로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4년 히데요시의 명으로 가족, 일당과 함께 가마솥에 삶기는 참형을 당했다. 영화는 고에몬이 오다 노부나가의 죽음에 부하인 히데요시가 관련됐음을 파헤친다는 내용이다. 최홍만은 히데요시를 경호하는 가상인물 '가오'로 분장해 청룡도 닮은 큰 칼을 휘두른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분칠을 해 애니메이션 분위기가 된 역사 판타지다.

최홍만의 일본 영화 출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개봉된 '특명계장 다다노 히토시'에도 보디 가드 역으로 나왔다. 이 영화들은 2007년 촬영됐고 이듬해 최홍만은 군 입대, 뇌 수술의 영향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인기 격투가 미르코 크로캅도 크로아티아의 국회의원이 되고 영화에 출연하면서 격투 성적이 나빠졌다.

격투기 선수의 수입은 의외로 적다. '효도르'라는 호칭이 더 친숙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2006년 미국에서 마크 콜먼과 대결했을 때 10만달러를 받았다. '인류 최강' '60억분의 1'로 불리는 최고 격투가의 대전료가 이 정도다. 일본 격투기 단체들은 대전료와 계약금, 계약 내용 등을 감추는데 미국의 경기 규정 때문에 대전료가 공개됐다. 같은 대회에서 2000달러를 받고 링에 오른 선수도 있었다. 엊그제 필리핀의 매니 파퀴아오와 영국의 리키 해튼 복싱 대전료가 각기 1000만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최홍만은 2005년 데뷔해 작년 말까지 17승 8패를 기록했다. 숱한 매를 맞았지만 큰돈을 벌지는 못했을 것이다. 최근 5연패한 걸로 봐서는 전성기가 지난 것 같다. 원래 연예 끼가 있는 그가 영화배우를 겸업한 것은 생존을 위한 모색일 것이다. 국내 영화계라면 그의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최홍만의 일본 영화 진출도 한류라면 한류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다. 비난할 게 아니라 오히려 성원해야 할 일 아닐까.

문일 논설위원 norw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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