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온 칼럼] 중국,한반도 문제 해결사? 기사의 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전 대통령은 6일 강연에서 중국이 "북한과 미국 등을 설득해 북핵문제를 타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경색상태에 빠진 "남북한 사이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화해협력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때맞춰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곧 평양에 장관급 특사를 파견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울러 7일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 러시아 순방에 나선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임무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 설득을 요청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여기에는 모두 중국을 북핵 등 한반도 문제의 해결사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과연 그런가? 중국에 그런 기대를 걸어도 될까? 북핵에 대한 중국의 본심은 무엇일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진정한' 영향력은 얼마나 클까?

최근 남북관계 토론회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 전문가는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절대 반대한다고 단언했다. 중국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을 보유한 북한과 미국이 외교관계를 맺는 것인데, 이는 중국에 또 다른 인도와 파키스탄의 출현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중국은 북핵을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당장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은 한·미에 비해 점진적인 핵 폐기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중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오히려 북핵문제 해결에 차질을 초래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는 중국이 말로는 북핵을 원치 않는다고 하나 '적어도 당분간은' 북핵을 유지토록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 없는 북한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경우 미국이 한반도에서 완벽하게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 부분에서도 견해가 달랐다. 즉 중국은 거의 유일한 북한의 에너지 공급원인 만큼 얼마든지 북한을 압박할 수 있으나 필요에 의해 안 하고 있다는 주장과 북한이 중국의 원조를 받고 있긴 하지만 중국을 사실상 적대시하고 있어 중국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맞섰다. 실제로 잭 프리처드 전 미 대북특사에 따르면 북한은 1차 핵실험 때 중국의 중단 요구를 듣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에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다. 방식의 차이든 전략적 속셈이든 중국이 '북핵 불용'이라는 수사와는 달리 북핵 폐기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점, 그리고 필요에 의해 안 하든 실질적 중·북관계상 못하든 대북 영향력이 일반적인 외부의 믿음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그렇게 보면 중국에 대한 기대, 특히 과도한 기대는 잘못이다. 미국과 더불어 'G2'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적어도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쳤다. 중국이 이런 지위를 쉽게 놓으려 하지 않을 것임은 당연하고 보면 북핵문제 해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남북한 사이에서 중국이 중립적 중재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다. 한·중 수교 20년이 가까워 오지만 중국은 여전히 '북한 편'이다. 이는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이면서도 은근히 북한의 후견인 노릇을 해온 것으로도 뒷받침된다.

그렇다고 중국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자는 얘기는 아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기댈 언덕'으로서 중국의 역할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로 중국 이상 없다는 전제 아래 중국에 너무 큰 기대를 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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