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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 행복 연금술] 共感覺

[코엘료 행복 연금술] 共感覺 기사의 사진

"잠깐 쉬었다가 걸어요. 더이상 오렌지색이 견딜 수가 없어요."

우리는 로마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오렌지색은 어디서도 없었다. 식당과 바가 많았고, 이른 봄의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저녁이라, 햇볕에 의한 오렌지색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이탈리아 여배우와 같이 있었다. 그날까지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눈 사이는 아니었다. 예의상 멈추었다. 항상 안정되어 보이는 그녀가 어쩌면 이상한 여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서 우리는 트러플리조토에 좋은 와인을 주문했다. 인생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또 그녀는 황당한 코멘트를 했다.

"음식의 맛이 참 직사각형이네요."

내 놀란 표정에 그녀가 말했다.

"저 미친 여자처럼 보이시죠? 어린시절 저는 제가 색맹인줄 알았어요. 나중에 생각했던 것보다 꽤 흔한 신경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집으로 돌어오자마자 조사를 시작했다. 내 생애 처음으로 '공감각(共感覺)'이라는 현상을 알게 되었다.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은 감각의 경계선이 혼동돼 청각을 후각으로, 시각을 미각이나 촉각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어떤 연구는 인간의 광명이 공감각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의 지각이 변할 때 이런 광명을 실제로 볼 수 있다고 믿는다.

조사하면서 내가 가장 놀란 사실은 우리의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이 절대적인 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현실을 살고 있지만, 우리와 크게 다른 삶을 살지 않는다. 그 여배우 역시 매일 TV방송에 출연하고, 이미 자신의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인식·신경심리학지에 나온 제이미 워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어떤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단어에서 색을 느낄 수 있고, 대부분이 사람 이름에서 제각기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워드 박사의 연구 중 한 처녀는 어떤 특정 이름을 듣는 순간 눈앞이 온통 한 가지 색으로 보이는 경험을 한다고 했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칠판에 방정식을 풀어나가면서 글씨와 숫자에서 다른 색을 느낀다고 말했다. 파인만 역시 '2'라는 숫자에서 노란색을 느끼고, '승용차'라는 단어에선 딸기잼의 맛을 느끼며, 어떤 음에서 동그라미를 느끼는 공감각을 소유한 사람이었다는 설이 있다.

다음날 나는 그 여배우에게 전화를 걸어 내 이름을 떠올리면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녀는 '부드러움'이라고 대답했다. 공감각이 그렇게 논리적이진 않은 것 같다.

www.paulocoelhob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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