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민경찬] 수학올림픽,꿈과 도전 기사의 사진

'수학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는 4년마다 열리며, 11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대회 개막식에서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Fields Medal)'을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직접 수여하는 것이 전통이다. 2006년 8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ICM에서는 스페인 카를로스 국왕이 필즈상을 수여하였다.

지난 4월 20일 우리 수학계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이 캐나다, 브라질을 제치고 2014년 ICM을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것이다.

ICM의 유치 성공은 여러 요인들이 시너지를 이룬 결과이다. 먼저 꿈과 도전 그리고 자신감이 필요했고, 그동안 쌓아온 우리 수학계의 내공, 유치위원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정부 및 국내외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더 나아가 이 대회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야심도 있었다.

스페인의 지방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유럽인들의 3대 성지 중 하나이다. 이곳에서 2006년 8월 19일 국제수학연맹(IMU) 총회가 열렸고 ICM 유치를 위한 우리의 도전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대표단 단장이었던 필자는 인도 대표단의 2010년 ICM 유치에 대한 발표를 들으며,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기 시작하였다.

함께 참석한 박형주(현 ICM유치위원장) 교수와 뜻을 같이한 후 바로 2014년 한국 유치계획을 내놓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열린 마드리드 ICM에서 '한국수학의 밤'을 개최해 현 IMU 회장인 로바즈 교수 등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유치 계획을 발표하였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국내외 일부 분위기가 있었으나 2000년대 들어 급격히 향상되고 있었던 우리 수학계의 역량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우리가 조사한 결과 한국은 논문 수 기준으로 세계 12위 수준이었으며, 마드리드 ICM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학자 3명이 강연자로 초청되기도 하였다.

마드리드에서 돌아온 수학계는 IMU에서의 한국 등급을 1993년부터의 2등급에서 2007년에 4등급으로 두 단계 올리는 유례없는 쾌거를 이룬다. 이에 자신감을 가진 수학계는 작년 12월 유치제안서 제출, 올해 2월 24∼26일 실사단 방문, 4월 19일 서울유치 결정이라는 감동적인 파노라마를 연출하였다.

유치제안서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 장관 등의 지지서한이 포함되었다. 지난 2월 방문한 실사단은 국무총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서울시장의 면담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에 크게 감명받았다. 중국, 일본 등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지지서한, 그리고 언론, 해외 공관 등으로부터의 도움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한국의 ICM 유치 주제는 '늦게 시작한 이들의 꿈과 희망'이었다. 자비 참가가 어려운 1000명의 개발도상국 수학자를 우리가 초청한 것이다. 한국이 이들을 위해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준비하였고, 이를 통해 아시아권 수학계를 엮어 글로벌 협력을 이루어가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이제 수학계는 물론 학계, 산업계, 문화계 등이 하나 되어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수학적 사고 능력과 문화가 선진국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2014년 ICM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국민과 함께 수학의 르네상스를 열어가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소망해 본다.

민경찬 (연세대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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