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三淸洞門’ 표지석 아시나요 기사의 사진

청계천 원류 알려주던 북촌 대표 유물


인조 때 김경문의 글씨… 난개발로 방치돼


시민단체 “보물급 문화재” 되살리기 운동


서울 북촌의 중심지 삼청동에 숨어 있는 대형 표지석 '三淸洞門'(삼청동문)의 존재를 아시는지. 15일 삼청동 총리 공관 근처 건물 옥상에서 살펴본 결과, 맞은편 언덕의 폭 50m가량 되는 바위에 한 글자당 가로세로 70㎝쯤 되는 '三淸洞門'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표지석은 주변에 들어선 건물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데다 건축용 콘크리트 등이 흘러내려 크게 훼손되고 있다.

'한국지명총람Ⅰ'(한글학회·1966년)에는 "산청(山淸) 수청(水淸) 인청(人淸)의 뜻으로 삼청동이라 했으며, 동리 입구에 큰 바위가 병풍같이 서 있으므로 그 바위를 병풍바위라 하고 그 위에 '三淸洞門' 넉 자를 새겼는데, 인조 때 명필가 김경문의 글씨"라고 기록돼 있다. 또 정조 때 한양 전경을 그린 '도화도'(보물 1560호)에도 병풍바위와 함께 '三淸洞門'이란 글귀가 표기돼 있다.

하지만 1957년 이 일대가 복개되고 주변에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삼청동문'은 사람들의 시야에서 가려졌다. 북한산성 복원, 몽유도원도 반환, 인사동 차 없는 거리 등 시민운동을 주도한 박동(50) 문화정책개발연합 위원장은 "어릴 적 삼청동문 근처에서 뛰놀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서울 북촌의 간판인 이 표지석이 난개발로 인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삼청동문에 관한 문헌 자료를 확인한 한종섭(백제문화연구회 대표) 박사는 "경복궁의 후원과 같은 삼청동에 세워진 표지석은 서체로 보나, 역사적 의미로 보나 보물급 문화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오순제 (민족사되찾기운동 대표) 전 명지대 교수도 "청계천의 원류인 삼청동을 알려주는 이 표지석을 북촌 탐방 주요 코스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역사문화시민단체는 '삼청동문 되살리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나오는 북악산 맷돌바위, 유서 깊은 우물인 운용천, 하늘에 기원할 때 썼던 기천석, 병풍바위 주변의 돌계단 등을 삼청동의 랜드마크로 개발하는 방안을 서울시 등에 제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삼청동과 청계천을 잇는 지류를 2011년까지 복원할 방침이어서 삼청동문이 햇빛을 보게 될지 주목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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