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차기 유력 주자… “잠재적 라이벌 제거” 평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에 또 '한 방'을 먹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주중 신임 미국대사에 공화당 소속인 존 헌츠먼(49) 유타 주지사를 지명했다. 오바마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주중 대사직이 중요하다"며 "이 임무에 (헌츠먼 지명자보다) 더 적합한 사람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츠먼은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공화당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다. 지난해 존 매케인 대선 후보 캠프의 전국 공동위원장도 지냈다. 오바마는 지난달 28일 공화당 중진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의 민주당 이적에 이어 헌츠먼 대사 지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번 지명은 짐 메시나 비서실 부실장이 오바마에게 아이디어를 냈고,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이 직접 접촉해 성사시켰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마크 매키논은 오바마가 야당 차기 대선 주자를 중용한 데 대해 "뛰어난 선택"이라며 "친구는 곁에 두고, 적은 베이징에 가두었다"고 표현했다.

헌츠먼 대사 기용은 일단 잠재적 차기 대선 라이벌을 '제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헌츠먼 지지자들은 그가 주중 대사직을 잘 수행하면 56세가 되는 차차기(2016년) 대선에서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과는 또 있다. 워싱턴 정치 분석가들은 유력한 중도개혁파 리더를 당과 떼어놓음으로써 공화당의 보수화가 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실망을 느낀 중도개혁 세력을 오바마가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헌츠먼은 지난해 대선 후 공화당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중도개혁적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벙어리 냉가슴이다. 스펙터 의원 당적 이탈 때처럼 비난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마이클 스틸 위원장이 "그는 주지사직을 잘 수행했고, 당내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대사직을 잘 수행하기 바란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32세 때 싱가포르 대사를 지내고,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맡았던 헌츠먼은 중국어에 능통한 데다 1999년 중국의 한 야채시장에 버려져 있던 중국인 소녀를 입양하는 등 중국과 인연이 깊다. 중앙(CC)TV 등 중국의 주요 언론들은 헌츠먼이 중국 전문가로 중국어에 능통하고 중국인 수양딸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크게 부각시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