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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동수] 위르겐 몰트만


독일의 세계적 조직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가 8번째 방한을 마치고 16일 이한했다. 올해 84세인 그의 이번 방한은 많은 여운을 남겼다. 그는 지난 11일 본보와의 대담을 시작으로 서울신대, 한신대, 연세대, 안병무기념사업회 강연 등 릴레이 일정을 소화하고 많은 지인들을 만났다.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발걸음이 될 것임을 의식한 듯했다. 이번 방한에서 그는 매우 다양한 주제들을 다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진화론, 남북통일, 교회일치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깊은 통찰과 분석을 제시했다.

몰트만의 신학은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의 신학엔 헤겔, 칸트 등의 철학사상에 카를 바르트, 폴 틸리히, 본 회퍼 등의 신학적 관점들이 상당부분 녹아 있다. 그만큼 방대하고 심오하다보니 사람들은 제 나름대로의 명칭을 갖다 붙인다. 희망의 신학, 해방신학, 정치신학, 삼위일체적 종말론의 신학 등등. 어떤 이는 위험한 민중신학으로 바라보고, 어떤 이는 고루한 정통 보수 신학으로 비판한다.

몰트만 스스로는 자신의 신학을 '성서적 근거를 갖는 신학' '종말론적 방향을 갖는 신학' '정치적으로 책임적인 신학'으로 요약한 바 있다. 이런 기조 위에서 인류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신학, 하나님에 대한 기쁨을 간직하는 신학,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신학을 수행하는 것이 그의 신학적 태도란 것이다.

몰트만 신학의 가장 큰 덕목은 책상 위의 신학을 거부하고 고통 당하는 세계 현실에 동참하는 신학을 추구한다는 데 있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신학이며 늘 살아 역동하는 신학이다. 그의 신학이 갖는 또 다른 미덕은 오순절 성령운동 등 복음주의에도 시선을 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사회적 구원과 개인적 구원의 이분법을 배격하고 둘의 조화를 추구해 왔다. 이번 방한 강연에서도 몰트만은 이 부분을 강조하며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컬 진영의 상보적 관계구축을 강조했다. 몰트만처럼 진보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 할 것 없이 국내 신학자, 목회자들과 두루 교류하며 우의를 다져온 신학자는 드물다. 1975년 첫 방한 이래 34년간 한국교회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노신학자의 여생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빈다.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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