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길―이화익] 아트페어와 옥션의 시대 기사의 사진

지난주 홍콩에서는 홍콩아트페어, 서울옥션, 아시안 옥션위크(일본의 신화옥션, 대만의 킹슬리 옥션, 서울의 K옥션, 싱가포르의 라라사티 옥션의 연합체)와 일본의 에스트퀘스트옥션 등이 열려 전 세계에서 컬렉터, 화상, 작가, 큐레이터 등의 미술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침체된 미술시장이 조금 회복된 듯했다.

작품 판매 실적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소식이다. 옥션에서도 고가의 작품보다 젊은 작가의 작품들이 많이 거래되긴 했지만 76% 정도의 낙찰률을 통해 향후 미술시장의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술계 관계자들은 미술관 특별전시와 비엔날레의 참관을 중시했지만 요즘은 전 세계 아트페어와 옥션에 초점이 맞춰있는 듯하다. 벌써 올 6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인 바젤 아트페어를 갈 것인지 고민하는 미술계 인사들이 많아졌다.

홍콩아트페어는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미술 견본시장으로 24개국에서 117개의 화랑들이 참가해 4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에서도 가나, 현대, 국제 등 12개의 갤러리가 참가했다. 세간의 관심을 끈 사항은 세계 최고의 다국적 갤러리인 가고시안 갤러리와 영국의 대표적인 화랑인 화이트 큐브 등 국제적인 화랑들이 참가했다는 것이다.

영국 출신으로 이번 홍콩아트페어를 설계한 찰스 미르웨더 박사는 2006년 시드니 비엔날레 큐레이터였으며, 현재 아랍에미리트 문화재단의 예술자문역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국제적인 아트페어가 홍콩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홍콩이 문화의 다양성이 있고, 영어를 사용하는 도시라는 점을 든다.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다. 홍콩 정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아시아 최고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술품 거래도 면세이고 작품을 거래하는 경매시장도 지원한다.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 크리스티를 비롯하여 아시아의 대표적인 경매회사들이 홍콩에서 경매를 하고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우리는 어떤가. 미르웨더 박사는 "한국 정부는 아직도 미술품 거래는 가진 자들만의 일이고 비자금 조성의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하고 묻고 있다. 그는 한국정부가 미술품 양도세 신설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까지 벌써 알고 있었다. 이것이 문화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인가 하고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9월에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열린다. 올해로 8번째 열리는 아시아 최대의 아트페어로 작년에는 20개국에서 218개 화랑이 참가했는데 한국 정부가 미술품 양도세를 추진한다는 소문과 함께 해외 참가 화랑수가 현격히 줄었다. 올해는 15개국에서 약 167개 화랑이 참가할 예정이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일본의 도쿄, 싱가포르 등 국제적인 아트페어들이 해마다 열리고 있다. 보이지 않는 문화전쟁인 셈이다. 국가의 지원이 이들 아트페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김연아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을 때 온 국민이 열광하고 기뻐했던 것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작가가 많이 배출되면 한국의 문화적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88올림픽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문화 선진국답게 자국의 대표적인 조각가 세자르를 대동하고 왔던 기억이 새롭게 되살아난다.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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