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 여성들이 애 낳기를 주저하는 세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그제 발표한 세계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2007년 현재 1.2명으로 193개국 가운데 2년 연속 꼴찌다. 2006년 여느 해보다 결혼 건수가 많아 그 이듬해 출산이 좀 늘었다는 게 고작 이 정도다. 올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산율도 1.19명에 지나지 않았다.

출산율 저하는 고령화와 더불어 노동력 부족, 인구부양능력 감소, 국민연금제도 파탄, 내수 위축, 경제활력 저하 등 유·무형의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경우 몇 세대만 지나면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간단하다. 자녀를 원치 않는 가정은 없겠지만 출산 이후 감당해야 할 경제사회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이미 지나친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하나만 낳아 잘 기르겠다는 풍조가 고착화됐다. 핵가족화로 맞벌이 가정의 경우 영·유아 보육시설이 충분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출산을 기피하게 되는 측면도 나타난다.

사회는 점점 더 여성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만 정작 일과 가정의 조화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반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직장여성의 출산은 곧 퇴직을 의미하고, 설혹 퇴직압력은 없더라도 승급·경력계발에 불이익이 야기되는 상황이 아닌가. 게다가 가정에서의 남녀 가사분담도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 강요는 헛구호에 불과하다. 사교육비 해소, 보육시설 확충, 일과 가정의 조화, 양성평등 등의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돼야 하며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병행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최근 몇 년 새 전남 보성군이 출산율 2.33명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출산장려금이다. 출산·양육장려금 지원은 유럽의 고출산율 국가들이 이전부터 도입해 성과를 내온 방법이다. 정부 차원의 장려금제도를 시급히 도입하는 한편 양성평등체제 구축을 위한 범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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