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미국의 거부들이 다시 한번 지구촌의 조명을 받았다. 이들이 최근 뉴욕시의 한 장소에서 비밀회동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참석자는 게이츠와 버핏 외에 조지 소로스,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블룸버그, 데이비드 록펠러, 테드 터너, 엘리 브로도, 피터 피터슨 등 9명. 모두가 수십억∼수백억달러를 소유한 미국의 대표 거부들이다.

한자리에 모인 사실보다 더 관심을 끈 것은 모임의 목적이었다. 5시간여 동안 진행된 모임에서는 주로 자선단체의 미래와 부자들의 역할이 논의되었다고 한다. 파트리사 스톤시퍼 빌&멜린다 재단 수석고문은 "박애주의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힘을 합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고 설명했고, 참석자 중 한 명인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사회에서 공적자금으로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개인 돈으로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모임 참석자들은 이미 존경받는 자선가들이다. 모임을 주선한 게이츠와 버핏은 각각 137억달러와 461억달러를 빌&멜린다 재단에 내놓았고, 터너와 소로스도 지금까지 15억달러 이상을 사회에 기부했다. 나머지 참석자들도 매년 수천만달러를 기부해오고 있는 '기부의 왕들'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경제위기에 빠진 세계를 위해 자신들이 더 기여할 바는 없는지를 찾겠다며 머리를 맞댄 것이다.

거부들의 이런 솔선수범이 미국의 자본주의를 유지시키는 원동력이다. 현재 미국인은 83%가 정기적인 기부활동을 하고 있고, 1인당 연간 평균 기부액은 113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미국에 기부 문화가 생활화된 것은 '돈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란 청교도적철학과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눈을 한국으로 돌리면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부자들은 재산을 가족만을 위해 쓰거나 자녀에게 상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기적인 기부나 유산의 사회 환원 사례는 미미하다. 지금 한국의 빈부격차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경기침체로 날로 벌어지고 있다.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큰 힘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