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 서울 강남지역 한 오피스텔에서 합숙교육을 받았던 외국인 영어강사들 사이에서 신종 플루가 집단 발병한 것이다. 더욱이 이들 중 일부는 최근 지방을 다녀오는 등 자유롭게 활동했기 때문에 보건 당국은 신종 플루가 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어제까지 확인된 신종 플루 환자는 모두 22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지난 주말 사이 신종 플루 환자가 급증한 것은 공항에서 감염자를 걸러내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그 이후 단계에서도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부터 증세를 보여 최초 감염환자로 추정되는 20대 여성은 공항 발열 감시기를 아무 일 없이 통과했다. 해당 여성은 검역질문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

잠복기를 감안해 위험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해 입국 5일째 실시하는 전화 모니터링에서도 이 여성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전화 모니터링을 제대로 실시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건 당국은 우선 외국인 영어강사들이 머무른 오피스텔 거주자들에 대한 집단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350가구 규모다. 영어강사들이 접촉한 사람들 중 신원 파악이 가능한 경우는 추적조사를 할 수 있지만 신원이 분명치 않은 접촉자는 이조차 불가능한 형편이다.

보건 당국은 이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한다. 지역사회 전파란 사람 사이의 전염을 의미하는 2차 감염과 달리 지역 경계를 넘나들며 발병해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를 말한다.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된 것은 한마디로 보건 당국이 방심했기 때문이다. 신종 플루 환자가 한동안 발생하지 않자 우리는 마치 안전지대에라도 있는 듯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다. 당국은 이제라도 신종 플루 방역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종 플루 예방 요령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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