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곁을 맨 마지막까지 지킨 사람.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그의 곁으로 달려갔다. 노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마지막 비서실장을 구할 때,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늘 곁을 지켰다. 문 전 실장은 지난 23일 오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공식 확인하는 브리핑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는 오늘 9시30분경 이곳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운명하셨습니다…". 감정이 격동칠 법한 자리였지만 브리핑은 간결하고 차분했다.

문 전 실장은 이후에도 장례 절차와 관련한 모든 일을 도맡았다. 봉하마을 관계자는 25일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분이어서 대부분의 일이 문 전 실장과 상의를 거친다"고 했다. 문 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 문제를 놓고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협의했고, 이날 오후 한나라당 지도부의 조문이 가로막히자 박희태 대표를 만나 "큰 결례다. 상황이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실장의 인연은 27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으나 시위전력 때문에 임용되지 못하자 부산으로 내려가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이끌던 법무법인 부산에 합류했다. 부산 지역의 한 법조인은 "차분하고 사려 깊은 문 변호사가 있어 법무법인 부산이 운영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문 전 실장에 대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냈다.

문 전 실장은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내다 건강 악화로 1년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그러나 네팔 산행 도중 노 대통령 탄핵 소식을 듣고 달려와 변호인단을 꾸렸으며, 2005년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을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냈다. 검찰의 '박연차 수사'에서도 노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았다. 문 전 실장은 청와대 근무 시절 모든 직원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해내는 업무 스타일을 보였다는 평이다. 참여정부 시절 '왕수석'으로 불렸던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지킴으로써 '영원한 비서실장'이 됐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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