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 임금 시정을 명령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간 비정규직은 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보다 적은 임금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비정규직 임금차별 문제는 논란만 무성했을 뿐 정작 법원에서 차별시정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국철도공사 비정규직 영양사 임모씨 등 7명은 회사를 상대로 유사업무를 하는 정규직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았다며 지난해 5월 중앙노동위(중노위)에 차별 심의를 신청했다. 이에 중노위는 차별 시점에서 3개월 이내 차별시정 신청을 해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라 3개월분의 임금만 환급하면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은 중노위 판정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중노위와 달리 법원은, 임씨 등이 받은 차별은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된다고 봤다. 이 판결에 따르면 사측은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2007년 7월1일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차별로 인한 미지급 임금을 전부 환급해야 한다.

비정규직보호법 제8조는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같은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별적 처우를 금하는 법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현장에서는 차별이 자행돼온 것이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당초 비정규직이 급증한 데는 지난 환란 이후 기업들의 편의주의적 대응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 대처 차원에서 임금체계를 기존의 연공급 방식에서 직무·성과급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환경개선이 수반돼야 했으나 기업들은 손쉬운 비정규직 방식을 선호했다.

최근 노동부는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가 줄고 있다는 자체조사 결과에 대해 비정규직보호법의 효과로 본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법원이 중노위의 안이한 법규 해석을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노동부의 낙관은 성급하다. 게다가 중노위는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방침이라니 비정규직 임금차별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와 사측의 적극적인 인식 전환이 아쉽다. 비정규직 차별 시정과 노동 현장의 제도·환경개선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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